2011.10.27 20:49

BMW 이야기

얼마전 어디엔가 연재했던 허접한 글인데 나중에 기억을 복원하기 위해 적어본다. 
자동차광이었던 시절은 지나간 것 같다. 이제는 그저 몇대의 중요한 차를 수집하면서 오래 즐기는 것으로 카라이프를 유지하려고 한다. 

차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푸조의 mi16 :  모든 빠른 푸조의 원형이다. xu9j4라는 전설적인 엔진이 들어있다. 너무 많아서 정리를 해야 했을 정도
2. 란치아 카파 : 알파로메오 166과 비슷한 조건과 같은 엔진블럭 . 이미 한대를 해먹었고 한대는 공매로 싸게 사서 복원중
3. 벤츠 w124 : 1990년대와 80년대 모든 자동차들의 교과서
4. bmw e34  : w124의 경합모델이다. 대안으로는  e30 이라는 3시리즈
(5  모데나 이전의 페라리 == 거의 가능성이 없지만 몬디알 같은 모델이 있으면 복원해서 타보고 싶다. 물론 내 팔자가 더 좋아져야 한다.
포르세는 박스터를 누가 기증하다시피 하면 생각이 있지만 요즘은 자전거를 타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

프리미엄 차종이야기-BMW

2011년에는 BMW 5 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라는 소식이다. 5 시리즈는 벤츠 e300과 함께 가장 무난한 차라고 볼 수 있고 실제로도 적당한 사이즈다. 6월의 통계는 BMW 520d(590대), BMW528(531대), 메르세데스-벤츠 E 300(464대) 순이다. 6월 수입차 신규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한 EU FTA 발효에 앞선 사전효과와 신차출시 등으로 전월 대비 증가하여 상반기 5만대를 넘겼다. 그중에 세가지 차종이 약 30% 정도다. BMW 5 시리즈는 7시리즈같은 럭서리카도 아니며 유지비가 아주 비싸지도 않다. 지난번에 적었던 E 클래스도 비슷한 세그멘트다. 우리나라로 치면 그랜저수준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가격은 더 비싸지만 사이즈는 비슷하다. 더 큰 차는 거추장스럽고 더 작은 차는 불편할 수도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선택 차종은 가격인하가 진행되면 점차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얼마 지나면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대 갭이 적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해볼 수 있다. 현대 기아차가 해외에서 많이 팔리는 와중에 국내의 수입차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신기하게 보이지도 않을 만큼 수입차는 많아지고 있다. 요즘은 그중에서 BMW 5 시리즈가 인기 차종이다.

한때 BMW가 드림카였던 시절이 있었다. E30이라는 3시리즈의 차가 공중보건의 시절 드림카였다. 그때는 지금만큼 차가 흔했던 시절이 아니었고 수입차는 아주 비쌌던 시절이었다. 한때 몰고 다니던 로얄이나 르망 에스페로와는 차의 완성도 자체가 달랐던 시절이고 무엇보다 속도와 힘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E30은 2000cc의 차가 122마력을 냈기 때문에 차이는 컸다. 그래서 BMW를 보면 몰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운동성도 좋았다. 코너링이나 고속의 안정성같은 것은 비교하기가 어렵다고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한 수 또는 두 수 위임에 분명했다. 당시에는 “BMW = 빠르고 단단한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오래되기는 했지만 BMW 3시리즈의 E30은 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동그란 두 개의 헤드라이트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키드니 그릴이라고 하는 두 개의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동그란 테두리를 갖고 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의 E34라는 5 시리즈도 비슷한 디자인 특성을 갖고 있다. 멀리서 보아도 BMW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E30은 1983년부터 1994년까지 생산되었다. 키드니 그릴은 1932년 BMW의 수석 디자이너 프리츠 피들러가 채용한 후 요즘의 차들에까지 남아있다. 두 개의 헤드라이트도 일체형 구조 속에 원래의 디자인요소를 보존하고 있다.

 

그 전의 디자인은 E21로 E30과 많이 닮아보인다. BMW의 3시리즈는 E21(1975-1983)부터 시작하니 3시리즈의 역사는 그다지 오래된 것이 아니다. 아주 오래된 것 같지만 의외로 짧은 역사다. E30은 1983년부터 1991년까지 생산되었다. 그 다음의 라인이 E36,E46 그리고 E90이라는 요즘의 3시리즈다. (E90의 시승기는 예전에 적은 적이 있다.)

역사가 짧은 이유가 있다. BMW는 원래 차를 만들던 회사가 아니라 항공기 엔진을 만들던 회사다. BMW는 1917년 바이에른주의 뮌헨에서 항공기엔진 제조업체 BFW를 운영하던 칼 라프와 설비업체 바이에리쉐 모토렌 베르케(Bayerische Motoren Werke · 바이에른의 엔진제작소)를 운영하던 개발자 구스타프 오토가 합작해 만들었다. 출범과 함께 회사명을 약자인 BMW로 바꿨다.

BMW는 항공기 엔진과 모터사이클을 거쳐 1928년부터 자동차 분야에 진출했다. (BMW는 요즘도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BMW Motorrad 라는 부서가 있다.) 초기에 항공기 엔진을 주력으로 생산해 비행기 프로펠러 모양이 로고의 기본 형태로 남게 됐다고 한다. 2차 대전당시에는 중요한 항공기 엔진공급자이기도 했다. 로고에 사용된 파란색과 흰색은 BMW 본사가 있는 독일 바이에른주의 고유 색상이다. 주의 상징색깔에 프로펠러를 합쳐 현재의 로고가 탄생했다. 바바리아라고 부르는 곳이다.

BMW가 자동차를 처음만든 것은 1920년대 중반 영국의 오스틴 7을 라이선스 받아 딕시(Dixie)라는 차를 만들면서 부터다. 오스틴 7은 영국 로터스의 디자인을 형성한 베이스카였했다. BMW는 1930년대가 되어 303이라는 차를 만들었는데 사실 차축을 제외하고는 딕시의 개조버전이었다. 키드니 그릴을 처음 사용한 차종이기도 하다. 그 다음에 320과 328을 만들었는데 328은 스페이스 프레임과 반구형 연소실을 갖춘 혁신적인 차였다. 각종 대회를 석권했고 디자인도 기막히게 아름다운 차였다. 당연히 BMW는 이 차를 일종의 중요한 상징물로 간주하고 있다. 모터스포츠의 이미지를 심어준 것도 328이었다. 하지만 328은 많이 양산한 차가 아니었다.

중요한 차종은 326 ,327 , 335라는 30년대 후반부터 41년까지 생산한 차종이었다. 당시에는 성공적인 모델이었지만 전쟁 때문에 생산이 중지되었고 전후에 약간 더 생산할 수 있었다. 벤츠와 마찬가지로 BMW는 19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쓸만한 차가 없었다.

50년대가 되자 BMW는 자동차 생산을 시작하지만 10년 정도는 특이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차들을 만들어냈다. 하나는 아주 작은 이세타였고 다른 하나는 501 모델로 당시로서는 큰 차였다. 이세타는 마이크로카라고 부를 수 있는 차로 200cc에서 300cc 정도의 엔진을 단 2인승차였다. 이태리 디자인의 이세타는 전쟁후 짧은 거리의 이동수단으로는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501은 아주 우아하기는 하지만 전쟁전의 모델과 비슷한 디자인을 갖고 있는 차였다. 501은 벤츠의 폰톤과 경쟁하려 했다. 다른 경쟁모델보다는 저렴했지만 일반 근로자의 4년치 급여와 비슷한 가격대였고 유럽은 아직 전쟁에서 재건중이던 시절이다. 차량의 엔진들도 2000cc 정도면 배기량이 큰 편에 속했다.

그 다음에 나오는 차들도 특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BMW 600은 이세타의 디자인을 변경한 차로 그 작은 이세타로 4인승 차를 만든 것이다. 구글 같은 검색엔진으로 BMW 600 이라고 쳐보면 상당히 엽기적인 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600의 다음에는 700 모델이 나왔는데 이 차는 600에서 배운 점들을 조금 더 본격적인 차에 구현해 보았다. 700은 수평대향 2기통 700cc 엔진을 후방 배치하고 600의 차체를 개조했다. 작은 차의 후미에 오토바이 엔진을 달아놓은 셈이다. 길이 3.5m 폭 1.4m 의 차체로 600Kg 대의 공차중량을 유지했다. 모터스포츠에서는 상당히 성공적인 차종이었으나 프리미엄차종으로 알려져 있는 BMW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차대의 기본은 이세타였던 것이다.

BMW가 요즘의 BMW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1960년대 초반의 New Class라고 부르는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면서 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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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위해 BMW의 역사를 검색하자 몇가지 재미있는 사진이 나온다. 도저히 혼자만 보기에는 아까와서 사진을 올려본다. 첫 번째 사진은 이세타라는 BMW의 50년대 모델이다. 이 차의 문은 앞으로 열린다. 핸들 옆으로 들어가서 운전석에 걸터 앉아야 한다. 지금보아도 이세타의 디자인은 특이하다는 수준을 넘는다. 궁금하기도 하고 추돌 사고가 나면 어떻게 빠져 나와야 할지 곰곰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두 번째 사진은 BMW1500의 사진이다. 1960년대 초반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의 모델이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이 차가 BMW를 살린 모델이다. 키드니 그릴과 헤드라이트는 앞으로 30년간 나올 모델들의 디자인 DNA를 결정했다. BMW는 이세타와 그보다 조금 나은 BMW 700을 만들다가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차를 만들기 시작한다. 1500으로 시작하는 New Class 라는 차종들의 시작이다. 이세타나 501같은 차를 만들면서 한편으로 이런 디자인의 차를 설계할 수 있을 정도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의 기량은 뛰어났다. 걸출한 디자이너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차체를 만들기전에 이미 알루미늄 블록의 V6 엔진같은 것을 50년대 중반에 만들 수 있었던 회사였으나 구체적인 차로 만들기에는 자금력이나 장비나 모두 부족했다.

 

1960년대 초반에 1500이 판매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이전 1950년대말이 되자 BMW는 경영상 점차 어려워지고 있었다. 경영진은 조만간 회사가 파산을 선고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경쟁사라고 볼 수 았는 다임러-벤츠는 작기는 하지만 경쟁상대인 BMW를 인수하여 벤츠의 차대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1959년이 되자 경영진들은 다임러 벤츠에게 전권을 맡기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었다. 경영자를 포함해 누가 보아도 상황은 그렇게 흐르고 있었다.

이때 벤츠와 BMW의 다리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헤르베르트 퀀트(Herbert Quandt) 라는 사람으로 집안 대대로 사업체를 경영해오고 있었다. Herbert Quandt 의 아버지 Gunther 대에 이르러는 집안에 200여개의 사업체가 있었다. 그리고 Quant 집안은 10% 의 다임러벤츠의 주식과 BMW의 30% 를 소유하고 있었다. Quant는 동생과 함께 이들을 물려받았다. Quant는 양측에 이해관계가 있고 BMW 경영진들의 의견에 동의하여 다임러 벤츠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하였다. 그러나 협상의 막바지 단계에서 근로자들과 노조의 반대의견과 다른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마음을 바꾸었다. 회사를 넘기는 일이 결국 회사의 불안정성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회의는 막판에 잠시 연기되었고 이 기간 동안 퀀트는 BMW의 지분을 계속 인수해서 50%를 넘는 수준으로 늘리고 지배적인 지분을 보유하며 스스로 회사를 인수한 것이다. 주변의 은행가들이 재정상의 위험을 이유로 반대하는 충고도 무시했다. BMW가 다시 어려워지면 재산상의 손실이 매우 컸을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폐쇄될 뻔한 회사는 재정이 좋아져서 1959년에 흑자로 전환되었다. 그 이후 40년 이상 흑자였다.

Herbert Quandt 의 투자 이전에 디자인에 들어가 1962년 등장한 BMW1500은 새로운 세그멘트를 제시했다. 대량생산되는 차와 수공업으로 생산되는 차의 중간에 있었다. 제조품질과 성능은 대량생산되는 차보다 우수하고 가격은 수공업으로 생산되는 차보다는 쌌다. BMW의 기술력으로 가능한 일이었다고 전한다.

BMW 1500은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아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50년 전의 차인데도 그렇다. 우선 엔진이 좋았다. M10이라는 엔진으로 1961년부터 1987년까지 BMW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었다. 1.5L , 1.6L , 1.8L , 2.0L의 M10 블록이 있었고 내구성도 뛰어났다. 나중의 80년대의 E30도 이 엔진을 달고 다녔다. 그리고 M3의 조상인 E30 M3 의 블록도 M10 이었다. 이 차의 엔진은 S14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2.3리터로 보어업된 M10이며 헤드만 다르다.

M10은 BMW의 모든 차들에 적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MW의 3 시리즈와 5 시리즈의 대다수의 차들이 M10 엔진을 달고 다녔다. 엔진은 출력도 좋았고 내구성도 좋았다. 우선 6000RPM 이 되어도 진동이 심하지 않았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설계였다. GT급 레이싱 대회에서도 많은 우승의 주력이었다. 유럽이 아직 궁핍했을 때 BMW 성장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었다. 당시엔 3000cc 엔진은 사치라고 볼 수 있었다.

BMW 1500은 1962년부터 1966까지 2만 4천대 정도를 생산했지만 당시로서 이정도의 판매량은 BMW로서는 성공적인 수준이었다.

1.8L의 BMW 1800은 1964년부터 1971년까지 15만대 정도가 생산되었고 1.6L의 1600은 3만대 가량이 생산되었다. 몇가지의 New Class 가 더 나오지만 이 차들의 엔진은 모두 M10 이었다. 1977년까지 BMW의 차들은 배기량만 다르고 같은 엔진을 달고 다닌 셈이다. 거의 17년 동안 BMW가 잘 달리는 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엔진이었던 셈이다. 이 만큼 오래 사용되고 사랑 받은 엔진은 피아트의 Lampredi 가 설계한 엔진이나 포드의 Kent 엔진 정도다. 이 엔진들은 거의 40년 이상 기본 설계를 유지했다.

M10을 설계한 사람은 유명한 드라이버이자 엔지니어인 폰 팔켄하우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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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von Falkenhausen 이라는 사람은 필자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의 하나다. BMW 의 M 디비전을 만들기도 했고 BMW의 심장 M10 엔진을 만들었으며 본인 자신이 레이서이기도 했다. 빼어난 엔지니어이자 레이서였던 것이다. 자동차도 탔고 모터사이클도 탔으며 우승도 했었다. 한때는 BMW 328을 타고 유럽의 레이싱 대회를 누비고 다녔다. 


 

원래는 군인집안에서 태어났다. 독일에 팔켄하우젠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군인들이 많은 것은 집안의 내력이다. 가족들은 군인이 되기를 기대했으나 정작 10대의 알렉스 팔켄하우젠은 모터스포츠에 빠지고 만다. 처음에는 모터사이클에서 출발하여 자동차 레이싱으로 빠져들었다. 레이싱에 빠져 고등학교를 쉬기도 했으나 2년후 복귀하여 졸업하고 기계공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뮌헨 기술 대학에서는 메써슈미트의 제자였다. BMW에는 1934년에 엔지니어가 아니라 레이싱 드라이버로 입사했다. BMW에서는 자신이 모터사이클을 만들어 타기도 하는 괴짜 드라이버이기도 했고 나중에는 모터사이클을 설계하기도 했다. 1937년에는 1주일짜리 장거리 오프로드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는데 이때의 등장한 개념이 리어 서스펜션이었다. 그 이후에는 BMW의 모터사이클의 주 설계자이자 테스트드라이버로 활동했다. 아무튼 당시 BMW의 모터사이클은 개념이나 성능에서 최고수준이었고 2차 대전때는 전장의 강력한 운송수단이었다. 전후 미국이나 소련은 독일군이 사용하던 모터사이클을 기본으로 한 모델을 자국의 회사들에게 생산하도록 했다. 그만큼 BMW의 모터사이클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BMW의 레이싱카들을 개조하여 대회에 출전하는 Alex von Falkenhausen Motorenbau (AFM) 라는 회사를 만들어 경영했다. 몇 개의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결국 1954년 BMW로 돌아가 레이싱 디비전에서 기술개발에 들어간다. 이 시기에도 구형의 BMW328을 타고 랠리에 나가기도 했고 BMW600으로 레이싱에 참가하기도 했다.

1957년이 되자 팔켄하우젠은 BMW의 엔진책임자가 되었고 BMW 700의 엔진을 담당했다. 700은 많은 모터레이싱에서 우승했고 본인도 레이싱에 참가했다. 사실상 700의 엔진은 모터사이클 엔진이라고 보아야 한다. 같은 해에 BMW의 미래 차종을 위한 엔진을 설계하게 되면서 팔켄하우센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게 된다. 사실상 이때까지 BMW에는 쓸만한 자동차엔진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낡았거나 모터사이클의 엔진을 개조한 엔진이거나 컨셉트 모델 수준의 엔진들이었다. 물론 8기통의 고성능 엔진도 있었으나 당시에는 너무 큰 엔진이라고 보아야 했다. 쓸만한 핵심적인 엔진이 없었던 것이다. (벤츠가 1960년대 후반까지 독자적인 디자인의 차체가 없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팩트다.)

경영진은 앞으로 나올 New Class 차종을 위해 1300cc 엔진을 개발하라고 지시했으나 팔켄하우젠은 미래를 위한 엔진으로는 너무 작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신 1500cc의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을 거친 끝에 1500cc 의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였으며 원래 의도했던 대로 이 엔진은 1800cc 나 2000cc까지 쉽게 보어업 할 수 있었다. 엔진의 원안이 나오자 또 논란에 휩싸였다. 너무 단가가 비싼 엔진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당시로서는 크랭크 베어링을 5개나 쓰는 엔진은 드물었다. 그리고 밸브를 여닫는 방식이 OHC (overhead cam) 방식으로 다른 엔진들은 아직 OHV (overhead valve) 가 대세였다. OHC 를 쓰는 엔진은 드물었던 것이다. 타이밍체인도 사용되었다. 그리고 특이한 방식의 연소실은 헤드의 제작단가를 높일지도 몰랐다. 대신 엔진은 고속에서도 진동을 일으키지 않고 내구성이 아주 좋았다. 이 엔진의 이름은 M10 이라고 불렀다. 경영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몰아붙인 덕분에 M10이 생산될 수 있었다.

1500cc의 M10이 탑재된 첫 번째 차종이 BMW 1500 이었다. 그 다음에 1800과 2000 같은 차들이 나왔다. 1500부터 상업적으로 성공했고 다른 차들과는 달리기 성능이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M10 블록은 BMW의 모든 차종에 부착되어 1980년대말 단종되기 전까지 350만개 정도가 생산되었다. 20여년을 버틴 셈이다. 중간 사이즈까지의 3 시리즈와 5 시리즈의 차들은 모두 M10을 탑재한 셈이다. 물론 이 엔진을 좋아하는 매니아들 때문에 지금도 상당 수의 M10 엔진을 단 차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니까 BMW = 잘달린다는 등식이 성립한 것은 M10 덕분이다.

M10은 BMW를 투어링 레이스의 강자로 만들었고 M10 엔진을 개조한 차로 팔켄하우젠은 팀을 관리하기도 하고 자신도 레이스에 참가했다. 정작 나이가 69세였을 때에도 레이싱에서 우승한 적이 있었다. 놀랄만한 기록으로 보아도 좋다.

1500 이후 BMW는 승승장구하여 벤츠와 대등한 회사로 성장했다. 물론 팔켄하우젠 말고도 걸출한 인물들이 많았다. 하지만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을 만든 것은 커다란 공로이고 BMW의 미래의 DNA를 바꾸어 놓았다. Sheer Driving Pleasure 라는 BMW의 슬로건은 좋은 엔진이 없으면 아예 불가능한 꿈이다.

BMW는 그 이후 S20 같은 성공적인 6기통 엔진의 개발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처음의 가볍고 잘 달리며 강인하게 잘 달리는 이미지는 M10 시절에 확립된 것이다.

팔켄하우젠은 2리터의 4기통 엔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한때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엔진으로 100마력도 내고 200마력도 내야하며 1000마력도 내야 한다. 2L 엔진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F1 엔진에도 M10 블록을 사용한 적이 있었으니 이 말은 분명 사실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이 말은 다시 사실이 되고 있다. 특히 기름값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대 배기량의 차들이 아니라 적당한 배기량의 차들을 원하게 된다. 수리의 측면이나 관리의 측면에서도 L4 엔진은 탁월한 선택이다. 차들이 터보나 디젤로 바뀌면서 더욱 더 중요한 사실이 되고 있다. BMW의 520d 나 VW 골프와 아우디의 엔진들이 이런 사실을 입증한다.

그리고 70년대 중반 BMW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직원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회사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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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고급차종에 대해 벤츠에 대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회사는 별로 없었다. 폭스바겐은 비틀이 주종이었고 오펠은 GM에 인수된 상태였다. 아우디는 오토유니온이라는 이름으로 벤츠가 87%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였다. 60년대 중반 아우디는 폭스바겐으로 넘어간다. 폭스바겐이 아우디의 차종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 생각도 없었다.

BMW가 1500의 성공적인 판매에 성공하고 나서야 벤츠에 대한 경쟁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 지난번에 적었던 것처럼 성공의 큰 이유중의 하나는 엔진이었다. M10이라는 엔진이 BMW의 중요한 성공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벤츠에는 이만한 엔진이 없었다. 당시 이 엔진을 설계한 팔켄하우젠은 60대 정도의 나이에 미래를 바라본 엔진을 만든 것이다. 고회전에도 잘 견디며 반응성이 좋은 엔진을 만든 덕분에 차는 진정한 달리기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었다.

양산차와 주문제작차의 중간 정도의 제조품질을 유지하면서 비싸기는 하지만 마니아층이 형성되었다. 요즘도 BMW 번호판이나 광고판에 흔히 등장하는 Sheer Driving Pleasure라는 문구는 이 당시부터 만들어졌다. 진정한 달리기의 즐거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문구는 회장이었던 쿤하임이 언론에 여러번 인용한 문구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도 BMW에는 비슷한 표현들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BMW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주는 차를 만드는 것이 회사의 목표였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Ultimate Driving Machine 이라는 문구가 사용된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면 비슷하지 않은가?

1500이후 New Class 라는 차종은 75년까지 만들어지는데 이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모델은 2002다. 생산이 가장 많이 일어난 차종은 14만대 정도가 생산된 2000과 1800이었지만 2002는 가장 잘 달리는 차종이었다. 2002ti는 1990 cc 엔진으로 109 마력을 냈고 고성능 버전인 2002tii 는 130 마력으로 185 km/h 킬로를 냈다. 지금 생각해도 1900cc 엔진으로 이만한 성능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몇 년전 부터다. 1973년에 등장한 2002 터보 버전은 5800RPM에서 170마력을 냈다. (80년대 말에 등장한 피아트의 터보엔진들이 150마력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당시의 도로에서 2002를 따라잡을 수 있는 차는 별로 없었다고 봐도 된다. 중소형차라면 피아트의 고성능 124나 알파로메오정도가 달리기의 경쟁자가 될 수 있었다.

1962년부터 1975년까지 New Class 라는 차종은 50만대 정도가 생산되면서 BMW는 어느정도 규모의 경제에 도달 할 수 있었다. 이들은 3 시리즈와 5 시리즈의 직접적인 조상이다. 3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인 E21은 1975년부터 1983년까지 1,364,039 대가 생산되었고 5 시리즈의 첫 모델인 E12는 1972년부터 1981까지 699,094 대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E12나 E21은 닮아있다. 그도 그럴 것이 E12는 2200 모델에서 파생되었고 E21은 2002에서 파생되었다고 전한다. 물론 초기에는 엔진마저 모두 M10 엔진을 사용했다. 물론 디자이너는 다르다. 5 시리즈 초기모델인 E12는 이태리 디자이너 베르토네와 간디니가 맡았고 3 시리즈 초기 모델인 E21은 Paul Bracq 가 맡았다. 그 이전까지 벤츠의 수석디자이너로 70년대 초반까지 거의 모든 벤츠의 디자인을 했다고 보면 된다. 70년대 후반 7 시리즈의 초기 모델도 Paul Bracq 가 진행했다. (7 시리즈는 3과 5와 조상이 다르다. BMW 가 조금 사치스러운 시장을 겨냥하여 만든 NewSix 라는 6기통 차종으로부터 시작한다. ) 1975년에 Claus Luthe가 3 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를 맡으면서 3 시리즈는 더 5 시리즈와 비슷해진다.

어떤 사람들은 안락한 드라이빙보다 Spartan 이라는 표현을 쓰는 단단하고 하드코어적인 느낌의 차들을 좋아한다. 간결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달리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엔진도 좋아야하지만 서스펜션이나 코너링 성능 그리고 제동성능같은 것들도 그만큼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초기의 3시리즈와 5 시리즈는 이런 사람들에게 딱 맞는 차였다. 이런 마니아들은 독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 미국 그리고 전세계에 널리 있었다. (나도 그중의 하나겠지만 현재 BMW를 타지는 않는다. 하지만 몇종류의 BMW는 수집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E30 이나 E46 , E39 정도다. E30으로 M10 엔진이 붙은 차종이 있다면 꼭 사고 싶지만 1985년 이전의 차종이다. 그런데 현재 더 이상 차를 모아둘 장소와 시간 그리고 자금이 부족하다. 앞으로 차를 사면 연비 20Km 가 넘는 디젤차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

필자의 동생과 이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다가 문득 예전의 바바리아라고 부르는 차종이 화제에 올랐다. 미국에 있을 때 바바리아를 탄적이 있는데 정말 강렬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Babaria는 NewSix 클래스 2500 모델에 2800cc 엔진을 달아 70년대 중반 미국에 판매한 모델인데 동생은 10여년 지난 시점에 이 모델을 타본 것이다. 차의 주인도 조금 별난 취향이기는 했다. (바바리아는 예전에 재클린 오나시스여사가 타던 차로 더 알려져 있다.) 아무튼 차의 달리기 느낌은 무언가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강렬했던 모양이다. 그 차의 엔진이 전설적인 M06인지 아니면 조금 더 대중적인 M20인지는 모르겠다. 나중에 주인을 만나면 물어볼 생각이다.( 확인결과 M30이라고도 부르는 M06이 맞았다. M 과 E와 S 로 시작하는 복잡한 조합에 대해서는 http://www.bmwism.com/bmw_e_m_symbols.htm 에 좋은 가이드가 있다.)

M10만큼이나 성공적인 M20 블록 역시 팔켄하우젠의 지도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직렬 66기통 방식인 L6였다. L6는 그 당시까지 진동이 문제였는데 크랭크축의 각도설계와 엔진의 강성문제 해결로 더 부드러운 회전이 가능했다. Silky 6 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고성능이면서 강력했다. M10이 60년대 초반에 나왔지만 M20은 1977년 정도가 되어서야 흔해진다.

거의 20년 가까운 갭이 있는데 사람들은 4기통의 BMW가 아니라 6 기통의 BMW를 더 많이 기억한다. 그것은 차들이 많이 팔리기 시작할 때 BMW의 가장 엔트리모델인 316이나 318을 제외한 나머지 차종들이 대부분 L6 방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M10 같은 4기통 엔진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매니아들이나 찾는 아이템으로 변했다.

하지만 고유가 시대인 요즘 4기통의 엔진블럭은 디젤엔진으로 다시 부활해서 320d 나 520d에 탑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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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강남구청의 차량 등록증 담당 직원은 매우 신기해 했다. 필자가 차 한 대를 폐차하고 바로 똑같은 모델을 하나 더 샀던 것이다. 그 차는 란치아 카파 3.0L 모델이었다. 필자는 얼마 전 란치아 카파를 폐차했다. V6 엔진의 차였는데 알파로메오가 만든 V6 엔진을 한번 느껴보고 싶어 샀던 차다. 구입한지 1개월만에 사고로 폐차되고 말았다. 그 카파의 엔진은 분리되어 보관용 카트에 올려져서 친구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 현재 이 엔진은 학습용인 셈이다. 매우 아름다운 모습의 엔진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폐차하는 것으로 포기해야 하지만 얼마 전 필자는 공매로 헐값에 카파 한 대를 더 샀다. 그리고 다시 고생이 시작되었다. 하필 새 차의 엔진은 커다란 트러블을 만났다. 얼마 전 보관장소인 평택시청에서 몰고 오다가 바로 오버히트하고 말았다. 만약 헤드에 열로 인한 변형이 왔다면 보관된 엔진은 학습용에서 부품용으로 바뀌겠지만 아직 모른다.

아무튼 일종의 마니아인 필자의 꿈은 란치아 카파를 다시 몰아보는 것이다. 적어도 1년은 재미있게 몰아보고 싶다. 그 다음 리스트는 벤츠의 W124(벤츠의 구형 E 클래스)와 E34나 E39(BMW 구형 5 시리즈)이다. W140(구형 S클래스)과 E46(아주 구형은 아닌 BMW 3시리즈)은 기증자가 있으니 그냥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정도면 타보고 싶은 90년대의 차들은 거의 다 타본 셈이니 너무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약 새차를 산다면 아마 연비가 좋은 디젤차를 살 것 같다. 가솔린 1L에 2000원이 넘기도 하는 요즘에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친구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카파를 어쩌면 우리가 타는 마지막 저연비차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연비가 20Km 정도에 접근하는 차량도 많은데 구태여 고물차를 복원하는 것도 바보짓 같이 보일 때가 있다. 앞으로는 디젤연료의 제타나 파사트를 조용히 타고 다닐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번에 복원할 차량은 가장 부드러운 회전을 보인다는 V6 엔진이다. 엔진을 뜯거나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V6 엔진의 정비성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V 엔진의 구조 때문이다. 배기구는 V 모양의 외부에 있어야하고 흡기구는 V 엔진의 가운데에 있어야 한다. V 엔진은 이 구조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흡기 매니폴드를 다 뜯어내야 헤드에 간신이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배기구의 모양도 엔진의 양측에서 나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복잡해지고 만다. L4(직렬 4기통) 엔진을 만지다가 V6 엔진을 만지면 정비가 복잡해지고 만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플러그하나를 교환하는 일에 반나절이 걸리기라도 하면 나머지 작업으로 하루는 금방 가버리고 만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다. 하지만 6기통이라도 L6(직렬 6기통) 방식이라면 L4와 비슷한 정비를 할 수 있다.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차를 만지고 복원 비슷한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 V6는 문제라면 문제다.

과거에는 L6가 상당히 많았다. 요즘의 벤츠는 V6 엔진을 쓰지만 얼마전까지는 L6 엔진을 사용했다. 체어맨에 사용된 3.2L 와 2.8L 엔진은 정비에 편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L6가 아무래도 편하다는 것이다. 포르세 944의 엔진도 옆으로 누운 L6였는데 다른 포르세보다는 아무래도 정비가 편했다. 재규어도 L6 방식이었고 롤스로이스도 L6 시절이 있었다. 많은 클래식카가 L6 였다.

BMW는 N52나 N54같은 최신 엔진도 L6 엔진이다. 벤츠나 BMW 같은 후륜구동 차들은 L6라고 해도 엔진룸의 공간은 충분한 편이다. 하지만 전륜 구동의 차량들은 V6가 더 편하다. 아무래도 L6는 길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의 SM5 나 SM7은 V6이고 GM 대우의 토스카와 매그너스는 L6 였다. 매그너스나 토스카는 엔진의 길이를 줄이기 위해 상당히 고생했고 후속 모델인 말리부는 다시 V6로 돌아가 버렸다. 가장 흔한 현대의 람다 엔진 역시 V6다.전륜이 대세인 요즘 L6는 드물어지고 있다. (L6도 아니고 V6 도 아닌 것으로는 수평대향 H6 엔진이 있는데 포르세나 스바루를 타지 않는 한 H6를 몰아볼 기회는 더 적다.)

이제 대부분의 중대형차들은 V6다. BMW L6보다 더 비싼 차들은 V6,V8 이거나 V12 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마도 L6의 대표적 차종은 앞으로 BMW 정도밖에 없을 것 같다. 엔진의 성능이 계속 좋아지기 때문에 BMW 엔진은 가장 우수한 L6로 남아있을 것이다. (L6를 계속 만든다면)

BMW의 L6중 처음 유명해진 엔진은 M30 이다. 지난번 적었던 것처럼 이 엔진은 당시의 유럽의 레이싱 대회를 석권했다. 그리고 바바리아의 엔진으로 미국의 매니아층을 만든 엔진이기도 했다. 최대토크는 4000RPM에서 최고출력은 5500RPM에서 나오는 이 엔진은 요즘의 DOHC 엔진처럼 고회전 중심으로 당시의 미국차들의 엔진과는 완전히 달랐다. 투어링 레이스에서 활약한 엔진이니 반응성이나 내구성이 모두 뛰어났다.

요즘의 기준으로 본다면 이 엔진은 성능이 뛰어난 것 보다는 내구성이 좋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아주 튼튼한 엔진도 아니었다. SOHC 헤드에는 많은 트러블이 있었고 EGR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미국에서는 몇 번이나 리콜을 반강제적으로 실시해야 했을 정도다. 헤드는 열에도 약했다. 과열되면 헤드는 쉽게 변형을 일으켰다. 타이밍 체인의 플라스틱 가이드는 장력을 잘 유지하도록 일정시기마다 체크해야 했으며 엔진오일도 가급적 좋은 것을 써야 했다. 캠샤프트에 엔진오일을 뿌려주는 스프레이 장치도 일정한 시기마다 점검을 해야 했다. 주기적으로 메인터넌스가 이루어진다면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조건이지만) 엔진은 별 트러블 없이 40만 킬로 정도는 잘 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 주기적인 메인터넌스에는 밸브간격의 조정도 포함된다. 3만 킬로마다 점검을 해야 했다.

이런 조건들이 잘 지켜진 엔진들은 아직도 살아남아 구형 E34같은 차량들을 움직인다.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다기 보다는 성실을 요한다. 사실 엔진의 우수함보다는 관리의 성실함이 오랜 기간 , 긴 거리의 가혹한 주행을 가능케한다. 메이커의 자랑이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오랫동안 차를 타면 메이커로서는 손해인 부분이기도 하다. M30은 평가가 좋았고 오랜기간 생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 모델을 만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생산된 M30 엔진은 E34 535와 E32 730, 735에 적용되었다.

E34를 마지막으로 고전적인 BMW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SOHC 임에도 달리기 성능은 상당히 좋았고 세미트레일링암 방식의 차축에서 코너링도 뛰어났다. 요즘기준으로 보아도 배기가스 성능이나 연비도 좋았다. 실내는 상당히 협소하다. 이런 이유로 M30 엔진이 들어간 E34는 필자의 수집 목록에 들어있다. 이보다는 덜 귀하지만 M20 엔진의 E34도 관심이 있다. E34는 1988년부터 1996년까지 W124와 경쟁을 벌이던 차다.

럭서리급인 7 시리즈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차종으로는 가장 중요한 세그멘트의 중심 차종이다. E34와 W124가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프리미엄 차종에 들어어고 싶어하는 많은 메이커들이 고생을 했다. BMW 와 벤츠의 역대 준중형차중에서 가장 인기도 좋았고 실제로 마지막으로 오버엔지니어링 했다는 차종들의 경쟁에 다른 차종들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푸조가 많은 준비를 한 605 모델은 V6 엔진의 성능과 전기장치 트러블로 판매에 실패했다. 필자는 605 한 대 갖고 있지만 아까운 차라고 생각한다. 진입장벽은 너무 가파랐다. 푸조만이 아니라 준비를 많이 한 다른 메이커들도 실패했다. 바로 E34와 W124가 경쟁하는 프리미엄 또는 익세큐티브 중형차의 시장이었다. 엔진의 관점에서 본다면 BMW의 M20,M30 SOHC L6와 벤츠의 M103 SOHC L6 의 경쟁이었다고 볼 수 있다. 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어서 DOHC L6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가 지나서야 렉서스나 다른 메이커들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조금씩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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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친구와 란치아 카파를 다시 복원중이다. 지난번 운송도중의 오버히트는 냉각 펌프가 고장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만약 헤드에 문제가 없다면 자동차 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굴러다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진의 큰 문제가 해결되자 또 문제가 생겼다. 파워스티어링 랙에서 누유가 있다. 스티어링 랙은 유압을 발생시켜 앞의 두 바퀴의 방향을 바꾸는 장치다. 이 안에 있는 유압 씰 (oil seal)에서 기름이 새는 문제가 발생했다. 샐 때마다 보충하면 되지만 결국은 파워스티어링 오일을 길에 뿌리고 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문제라면 문제다.

스티어링 랙을 분해해서 문제를 확인했다. 작고 동그란 플라스틱 링이 오래되어 문제가 발생했다. ZF 라는 회사의 스티어링 랙은 BMW에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BMW에서는 오일 실을 재생하는 부품을 정품으로도 구할 수 있고 애프터마켓에서도 구할 수 있다. 흔하고 저렴한 부품이다. 문제는 오일 씰의 규격이 BMW와 란치아가 같은가의 여부인데 확인이 불가능했다. BMW에서는 너무 흔한 부품이라 내경의 규격같은 것을 계측한 자료가 없다. 수십년간 같은 부품으로 유압이 새는 문제를 해결해 왔지만 너무 당연한 부품이다보니 직경을 측정하는 사람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BMW의 부품들은 표준화되고 구하기 쉽다.

결국 우리는 몇 불짜리 오일 씰을 구하지 못하여 스티어링 랙을 새로 구입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가 되었다. 적어도 수십만원을 주어야 새 부품을 살 수 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부품수급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BMW는 유리하다. 모델들의 생산주기가 10년을 넘지는 않지만 그 근처는 된다. 생산댓수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BMW의 엔진과 부품군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요즘도 90년대나 80년대의 부품들을 흔히 구할 수 있을 정도다. 요즘 모델들의 부품을 구하는 것은 더 쉽다. 수입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품의 조달이 쉽다. 구형차종의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유는 엔진이나 중요한 장치들의 라인업이 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변덕스러운 모델체인지도 자제한 셈이다.

지난번에 이야기한 M30 엔진은 1968년부터 1994년까지 만들어진 긴 라인업을 갖고 있다. 필자의 차량 수집 리스에 M30을 사용한 차가 들어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M30 엔진을 사용한 차량을 갖고 싶었는데 이 차는 별로 없다. 그런데 이런 차량이 요즘 오토마트 경매에 나와 있다. 92년식 535i지만 등록은 2003년으로 되어있다. 예전에 어떤 매니아가 수입한 차량으로 보인다.

복원의 유혹을 느끼기는 하지만 문제가 있다. 부품은 대략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지만 현실적인 벽이 있다. 차의 상태가 별로 안좋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수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수리비 말고도 몇 종류가 더 있다. 3400cc 차량에 대한 세금과 복원할 시간이 있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요즘같이 자전거에 빠져 있으면 과연 이 차를 얼마나 타겠냐는 것이다. 연비는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드문 차종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에 많은 갈등을 느끼게 한다.

M30은 BMW의 성공에 많은 기여를 한 엔진이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생산된 M20도 BMW의 성공에 많은 기여를 했다. M30이 벤츠의 럭셔리차에 대한 스포츠 성향의 엔진으로 시작되었다면 M20은 M10 같은 4기통 엔진이 2000cc를 넘어가면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적인 엔진으로 출발했다. M30은 기다란 엔진이고 M20은 조금 더 작았다. M30은 94년까지 M20은 91년까지 생산되었다. 둘 다 SOHC 엔진이었다. 이미 다른 회사들이 DOHC를 1980년대 후반부터 주력화하기 시작했지만 SOHC 엔진으로도 잘 달렸다. 당시의 SOHC엔진은 중저속에서 높은 토크가 나오는 경향이 있었고 DOHC는 고속에서 유리했다.

우선 M30의 특성은 두터운 토크였고 출력도 높았다. 초반부터 엔진이 피크 출력을 내는 5500RPM 근처까지 토크곡선의 굴곡이 없었기 때문에 중저속의 토크가 높았다. 낮은 RPM에서부터 치고 나오지만 고속에서도 RPM 저하가 적었기 때문에 다른 엔진을 단 차들이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인터넷에서 M30 engine torque curve 같은 단어로 검색해보면 그래프들이 나온다. 그래프들을 보고 있으면 70년대와 80년대에 과연 이만한 엔진이 몇 개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요즘도 이 정도면 아주 잘 달리는 엔진이다.) 저속에서는 치고 나오고 고속에서는 뻗어나가는 출력이다.

비슷한 시기의 엔진으로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알파로메오의 엔진정도였다. 알파로메오의 Twin Cam은 1954년부터 1994년까지 생산되었고 특성도 M10과 비슷했다. 알파의 SOHC V6 엔진은 BMW의 엔진과 비슷한 출력을 냈고 토크 특성도 비슷했다. 결국 두 회사는 European Touring Car Championship (ETCC)에서 서로 번갈아가며 우승했다. 경쟁할 엔진이 별로 없었다. 실제로 도로주행용의 엔진에서도 두 회사의 엔진이 가장 강력했다. 피아트의 트윈캠 엔진도 강력했다. 피아트 엔진은 아바스에서 피아트의 고성능차를 위해 설계한 것으로 투어링 카보다는 랠리에서 더 유명했다. 피아트는 1.6에서 2.0L의 L4 엔진이 주축이었다.

다시 BMW의 엔진이야기로 돌아가자.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본 엔진은 M20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커다란 흡기 매니폴드가 인상적이다. M30도 커다란 흡기 매니폴드가 있었다. 엔진이 중앙에 있었기 때문에 옆으로 기다란 매니폴드를 붙이지 못하자 사진과 같은 특이한 디자인이 나타났다. 흡사 문어가 엔진 옆에 붙어있는 것 같은 디자인은 흡기의 효율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복잡한 유체역학 계산을 해야 하지만 직관적으로는 매니폴드가 긴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엔진이 횡으로 배치된 엔진중에는 필자의 Mi16 엔진인 XU9J4 같이 커다란 흡기 매니폴드를 붙이는 경우도 있고 종으로 배치된 엔진중에는 포르세 944처럼 엔진을 뉘어놓기도 한다. M20이나 M30이나 흡기구의 디자인은 성공적이었다.

아무튼 이번에 포기하는 엔진은 상당히 아깝다. 엔진의 몇 가지 스펙은 다음과 같다. 스펙과 토크곡선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로에서 얼마나 잘 달릴지 바로 느껴진다. (물론 타봐야 알겠지만) 이 보다 조금 작은 2800cc 엔진이 60년대의 미국에서 당시의 차들보다 얼마나 튀었을까는 독자들의 상상에 맞기겠다. (투어링 레이스카가 도로에서 달린 것이다.)

3430 cc SOHC inline-6 cylinder

구경 92,62mm

스트로크 86mm

압축비 9:1

흡기밸브 구경 46mm

출력 211 PS @ 5700 rpm

토크 305 N·m @ 4000 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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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잘 달리는 차라는 것은 분명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벤츠보다는 훨씬 잘 달렸다. 벤츠의 시승을 하고 왜 이렇게 느리냐는 질문에 벤츠 영업맨들은 BMW와 벤츠를 타는 사람들의 취향이 다르다고 대답하곤 했다. 사실 그랬다. 대신 요즘의 벤츠들은 조금 빨라져서 (경쟁력이 좋아졌다고나 할까) 두 차의 중간지대에 있는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벤츠는 V6 엔진을 단 다음부터 차가 느리다는 소리가 줄어들었다. 이것은 아마 엔진의 세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액셀을 밟아도 가속이 최대응답으로 나오게 만든 차량과 조금씩 가속을 올리는 차량의 느낌은 다를 것이다. 간단히 생각하면 ECU를 매핑하는 것으로 차들은 완전히 다른 응답을 보인다.

2000cc 엔진의 중형차는 조금 출력이 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3000cc 근처에서 비교해보자. 90년대 벤츠의 M104 블록의 엔진은 2.8 리터와 3.2 리터에 사용되었다. W124 와 W210 , W140 에 사용되었고 무쏘와 체어맨에도 사용되었다. 3.2L 의 경우 출력은 220마력 근처였다. 나쁜 편은 아니지만 응답성은 그다지 빠르다고 생각된 적이 없다. 2.8 L의 경우에는 최고 194 마력 @ 5500 rpm 이고 최대토크는 270 N·m @ 3750 rpm 정도였다. (물론 M104는 당시의 최신엔진으로 더블 VANOS 와 비슷한 장치를 갖고 있었다.) BMW의 경우는 94년까지 생산된 M20엔진은 2.7L에서 최대 127 마력 @ 4800 rpm 최대 토크 230 N·m 정도였다. 그 다음의 M50엔진은 2.5L에서 최고 192 hp @ 5900 토크는 250 N·m @ 4200 정도였다. 수치만 본다면 벤츠의 엔진이 더 높았다. 공평한 비교를 위해 벤츠의 M104 이전의 M103 엔진을 놓고 보자면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물론 도로위에서 몇 마력의 차이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벤츠의 엔진이 수치가 더 높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론상으로 W124의 바디를 채용한 체어맨 600과 E34 BMW 530 이나 535는 비슷하게 달려야 하고 체어맨이 조금 더 빨라야 한다. 하지만 E34의 530 후기형은 L6가 아니라 V8 엔진이었고 535는 성능이 좋기는 하지만 세대가 다른 구형 M30 블록이라 비교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나중에 실제로 비교해보았으면 좋겠다. 일반적인 드라이버에게 주관적인 체험을 물었다면 528과 체어맨 500이 달릴 때 어떤 비교를 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선입견도 있고 달리기의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운전자는 엔진의 힘을 끝까지 뽑아내지 않는다.

달리기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일반도로에서 달리기와 고속도로에서 달리기도 있고 최고속도를 다투는 달리기도 있다. 산길이나 굽은 길에서 달리는 경우도 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번호판 커버에 Ultimate Driving Machine 이라고 적어놓을 정도로 달리기를 숭상하는 BMW는 M 시리즈의 엔진이 있다. (벤츠는 The Best or None 이라고 적어 놓았던 것 같다.) 요즘은 엔진들이 너무 좋아져 M의 느낌이 바래기는 했지만 M5의 300마력을 넘는 엔진들은 달리기광들을 홀리기에는 충분했다. M3가 드림카였던 적도 있다. 가끔 몇 대 안되는 구형 M5들을 간혹 고속도로에서 만나곤 한다. (E34 M5는 정말 드물게 볼 수 있다.) M 이 BMW의 할로(halo)모델이다. 할로모델은 일반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강력한 이미지를 주는 모델이다. 스바루의 임프레자는 일반적인 차종이지만 STI는 아니다. 포르세의 911은 GT 시리즈가 있고 벤츠는 AMG 같은 모델이 있다. 할로모델은 차종의 이미지를 높인다.

요즘의 M5는 400마력으로 출력을 줄인 모델부터 시작한다. 500마력 이상의 모델도 많고 엔진도 V10이다. 전형적인 L6는 90년대 말에 M5 라인에서 없어졌다. 500마력이라는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출력이 과연 현실적일까 생각해보긴 하지만 돈을 주면 분명히 이런 차들을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달릴만한 곳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할 정도다.

필자는 한때 M 시리즈를 좋아했고 갖고 싶어했지만 다른 차종에 빠져 있을 때는 급히 처분하는 M3를 인수하지 않은 적도 있고 그보다 전에는 자금이 없어서 구입하는 것을 꿈도 꾸지 못할 때도 있었다. 자동차 매니아도 제대로 하려면 돈과 시간이 조금이라도 남아 돌아야 한다. M 시리즈는 3 시리즈의 차체를 이용하는 M3와 5 시리즈를 이용하는 M5 그리고 요즘은 1시리즈 M 쿠페가 있다. 과거 M1 이라는 차종이 있어 M1 이라고 공식적으로 부르지는 않으나 M1이라고 부르면 현실적으로는 M1 쿠페라는 것을 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E30 M을 좋아한다. 흔하지는 않고 싸지도 않지만 우리나라에도 몇 대가 있다. 메인터넌스에 자신이 없어 수집목록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 이 차가 M 시리즈의 시작이다. 알다시피 M은 모터스포츠를 의미한다. 외관상 커다란 오버펜더가 순정 E30과 확실하게 다른 차이점이다. e30 M3가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차들이 요즘처럼 초현실적인 출력을 내는 것을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속도와 힘의 상징인 M 시리즈의 시작은 의외로 허접했다.

1986년 시작된 E30 M3는 미래의 중요한 플랫폼이라기보다는 벤츠의 190E 플랫폼에 대한 경쟁 모델이 필요해서 기획된 모델이었다. 벤츠의 190E Evo 모델 역시 아우디의 콰트로나 다른 경쟁 모델에 대한 대응으로 출발했다. 둘 다 수집가들의 목록에 올라가 있는 중요한 모델이지만 당시에는 경쟁에 대한 압박이 심했다. 투어링 레이스 규정에 의해 일정한 대수의 차량을 양산해야하는 호몰로게이션 차종이 생산되었다. 예상보다 인기가 좋아서 BMW는 그 다음 차종에도 M을 만들었다. 이것이 M3 와 M5 의 시작이다. M3는 첫 번째 모델 E30 M3 16002대를 생산했다고 한다. 상당히 많은 수량이다. 도로에 만6천대의 할로모델이 달린다는 것은 분명 깊은 인상을 준다.

엔진을 만드는 과정은 기존의 엔진을 그대로 이용했다. 엔진 블록은 당시 흔하고 흔한 M10 블록을 그대로 사용하고 헤드는 M88 엔진의 것을 그대로 이용했다. M88은 BMW M1 이라는 페라리처럼 생긴 차에 들어가던 엔진으로 3.5 L에서 270 마력을 냈다. DOHC L6 엔진이다. M88 엔진의 기본은 M10을 4기통에서 6기통으로 만든 것이라 헤드의 2/3만 사용하면 되었다. 항간에는 전설적인 디자이너인 폴 로세가 M88의 6기통 헤드에서 뒷부분을 톱으로 잘라 버리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설계가 끝난 헤드의 설계를 약간 변형해서 생산하는 것이 더 쉬웠을 것이다. 캠축과 크랭크축을 새로운 스펙으로 만들고 체인으로 구동하는 타이밍벨트를 만드는 것으로 M3의 엔진이 완성된 것이다.

밑부분은 팔켄하우젠이 60년대에 설계한 M10이고 윗부분은 수퍼카 비슷한 M1의 M88 이었다. 그래서 S14라는 이름의 엔진이 나왔다. (그 후 M 에 들어가는 엔진들은 앞이 S로 시작한다.) S14는 2.3 L 엔진으로 200마력 정도의 출력을 낼 수 있었다. 당시로서는 놀라운 성능이었다. 헤드를 빌려온 M88은 나중에 S38로 이름을 바꿔서 M5에 사용되었다.

이때가 80년대 중반이었고 BMW는 빠른차가 아니라 매우 빠른차를 만드는 메이커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그러나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빠르기는 하지만 현실성을 더 추구했다. L4의 M10의 다음번 모델인 M40 엔진은 벨트구동방식의 SOHC 엔진으로 1.6 과 1.8 엔진에 탑재되었다. DOHC의 열풍이 불던 시절인 1987년부터 1995까지 BMW의 작은차량에 탑재된 엔진은 SOHC였던 것이다. 140마력 정도의 출력으로 예상보다 마력수는 인상적이지 않다. 그 다음 2001년까지 생산된 M43 L4도 SOHC였다. DOHC의 L4 엔진은 96년이 되어서야 나타난다.

L6의 경우도 SOHC를 고집하다 90년대 중반이 돼서야 M50 엔진에서 DOHC 로 변경된다. 그전까지 SOHC 2.5 엔진에서 170마력 근처의 출력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었다. 저속의 토크도 우수했고 오래 달리기 응답성 모두 괜찮은 엔진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L6 DOHC의 등장은 1990년대 초반을 넘어서부터다. 무거운 주철 엔진인 M50으로 이 엔진부터 인테이크 매니폴드가 작아졌다. 그리고 VANOS 라는 BMW 특유의 VVT 기구가 등장해서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출력은 2.5L에서 190마력까지 안정하게 올릴 수 있었다. 엔진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 다음의 M52 엔진은 더블바노스를 사용하고 최고 토크가 나오는 영역이 3500RPM으로 내려갔다. 실용적인 레인지에서 토크가 강하게 나왔다. (가속하거나 다른 차들을 추월할 때 유리하다.) 이 엔진은 일종의 혁신으로 그 이전의 SOHC들이 4000RPM에서 최고 토크가 나왔던 것에 비하면 커다란 진보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엔진은 상당히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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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차종이야기 -BMW

과거 730이나 735를 움직이던 엔진은 M30 이었다. 미국에서 바바리아로 BMW를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만든 엔진으로 오랜기간 생산되었지만 이제는 별로 남아있지 않다. 이베이에서 m50 엔진의 가격은 400에서 600달러 정도다. 배송은 해주지 않는다. 이 엔진은 흔한 것이다. 구형인 m30 엔진은 800에서 1000달러 정도다. 비싼 엔진중에는 오버홀 된 엔진도 있다.

요즘같은 시절에 매니아를 제외하고는 이런 엔진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필자는 BMW의 엔진들을 살펴보면서 많은 시행착오와 도전을 거쳐 낮은 RPM에서도 높은 토크를 내고 토크가 비교적 균일한 엔진을 만드는 목표를 달성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좋았던 성능이 더 좋아진 것인데 그 사이에 치룬 댓가는 복잡함이다. 엔진에 바노스를 적용하고 다시 더블 바노스를 적용한 후 그것도 모자라 밸브트로닉까지 적용한다. 연비와 성능을 둘다 개선하기 위해 FSI 나 비슷한 기술을 적용하면서 공기와 연료를 방울 수준까지 셀 정도의 계측을 한다. 실험실장비 수준이다.

만약 나중에 이차를 올드카로 오래 모는 사람이 있다면 엔진을 뜯고 맞추는 일은 상당히 복잡해진다. 전용 진단기가 없으면 어려운 일이 된다. 문제가 있을 때 진단기가 에러를 내지 않으면 서비스맨은 당혹해 할 것이고 PC처럼 가끔씩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하기도 해야한다. 연료도 유황함량이 낮은 연료를 써야 실린더벽이 무사한 경우도 있었다. 디젤의 경우에도 환경에 좋다는 바이오디젤도 마음대로 쓰기가 어렵다. 점도나 수분함량같은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필터나 인젝터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만약 필자가 요즘의 BMW를 산다면 320d 나 520d 를 살것이다. 320d의 공식 연비는 매우 높다.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모델은 리터당 24km 정도 나온다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17km 전후다.)

BMW의 엔진은 예상보다 천천히 진화했지만 꾸준히 진화했다. 6기통 엔진에서 첫 번째 큰 도약은 M50 엔진이다. 1976년부터 94년까지 사용된 M20 엔진은 거의 20년 동안 생산되었다. 그러다가 1991년부터 생산된 M50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한다. 사실 요즘의 BMW엔진처럼 보이는 엔진은 M50 이 시작이다. DOHC 형식으로 변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이겠고 헤드가스켓에 알미늄합금을 사용했고 배기매니폴드는 철주물이지만 흡기 매니폴드는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출력은 2L에서 150마력 2.5리터에서 190마력을 낼 수 있었다. 이정도면 당시로서는 자연흡기로서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물론 더 높은 출력을 내는 다른 회사의 엔진도 있었다. 필자의 차는 1.9L 에 156 마력 정도의 힘을 내지만 예외적인 모델이었고 일반적인 엔진은 110마력 내외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일부 모델에서 VANOS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바노스가 채용되지 않은 M50엔진들은 4200이나 4700에서 최고 토크를 보였다. 고회전에서 큰 힘이 나오기 때문에 저회전에서의 가속은 불리한 점이 있었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4700RPM까지 올리지 않는다. 변화를 선도한 M50은 96년까지 생산되었다. 다른 엔진들에 비하면 생산주기가 짧다.

그 다음 엔진은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생산된 M52였다. 20년 정도 변화하지 않던 엔진의 변화주기는 갑자기 빨라졌다. 우선 바노스를 전모델에 적용했고 M50은 니카실(Nikasil)이라는 합금으로 알루미늄 블록을 코팅한 엔진이다. 보통 알루미늄엔진에는 철제의 라이너(파이프라고 생각하면 된다.)를 삽입하여 피스톤과 닿게 하지만 BMW는 엔진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위에 바로 니카실을 코팅했다. 아주 가벼운 엔진이 만들어지지만 니카실이 없다면 피스톤이 알미늄을 갉아먹는 것은 시간문제다. BMW의 테스트에서는 문제가 없었고 1995년부터 1998년까지 Ward 의 10대 엔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타우엔진도 최근 이 상을 수상했다.) 내구성만 입증된다면 알루미늄 블록으로 만들어진 엔진이라는 것은 일종의 꿈의 기술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머피의 법칙을 피하지 못하고 일들이 발생했다. (잘못될 것은 잘못된다는 법칙이다.) 짧은 주행거리에서 트러블을 일으키는 엔진들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엔진의 갑작스러운 부식을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조사 끝에 연료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료에 들어있는 미세한 양의 황(sulfur)이 니카실을 부식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국에서는 황의 함량이 높아 문제가 더 많이 발생했다. 신형엔진들이 갑자기 망가지는 일은 유례가 없던 일이었다. 니카실이나 니카실의 적용에는 별다는 문제가 없었다. 이 문제는 1998년에 와서 철제 실린더라이너를 적용하는 것으로 끝났으니 다른 엔진들도 사용하는 방법으로 돌아온 셈이고 엔진은 2001년 단종되었다. 그래도 M52는 성과가 있었다. 출력의 증대는 크지 않았지만 최고 토크가 나오는 회전수를 3900 정도로 낮출 수 있었고 일부 모델에서 더블 바노스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 모델인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생산된 M54는 더블 바노스를 모든 모델에 채용한 모델이다. 혁신적이던 M52의 진화된 모델이다. 2L 에서는 168 마력 @ 6100 rpm 의 최고출력과 210 N·m @ 3500 의 최대 토크를 냈다. 이 정도면 최고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비교를 위해 훨씬 나중에 나온 푸조 206RC의 EW10J4 엔진이 튜닝까지 적용해서 이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되겠다. 물론 EW10J4 S 엔진은 몇마력 더 높은 174마력 정도를 내고 한세대 이전의 XU10J4 S엔진은 168마력을 냈다. 자연흡기에서는 최고 수준에 올라간 셈이다.

그 다음에 나온 엔진은 다시 혁신이 일어났다. 2004년 현재의 주력 엔진이기도 한 N52가 나왔다. 엔진블럭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이 사용되고 니카실 대신 알루실(alusil) 코팅을 적용했다. 그 결과 160Kg 대의 엔진이 만들어져서 동급에서는 가장 가벼운 엔진이다. 2.5L에서 초기에는 177마력 정도를 내다가 나중에 218 마력 @ 6500의 최고출력을 냈고최대토크는 250 N·m @ 2750-4250 를 냈다. 엔진의 제어 능력이 좋아저서 토크는 2750부터 4250까지 거의 평탄하다. 이 정도면 양산차의 엔진으로는 대단한 수준이다. 3.0L 엔진은 다양한 출력의 모델이 있지만 제일 높은 모델은 272 hp@ 6650의 최고출력에 315 N·m @ 2750-4250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낸다. 역시 양산차의 출력으로는 대단한 수준이다. 그러나 더 큰 변화는 토크곡선이다. 최고 토크가 낮은 RPM부터 나온다. 자동변속기라면 이런 엔진이 더 유리할 것이다.

과연 이 정도의 출력이 필요한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다른 차들의 출력 군비경쟁이 일어났다. 차들의 출력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2L에서 150 마력은 대단한 수치에서 당연한 수치로 변했다. 그 대신 엔진의 복잡성은 대단히 높아졌다. 엔진만이 아니라 차의 복잡성은 다른 주변기구와 맞물려 대단히 복잡하다.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액정판에 무어라고 뜨는 에러 메시지와 직면하게 된다. 문제의 해결에는 머리와 경험이 아니라 진단기를 물리는 일이 필요하다.

필자의 취향은 이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간단한 스포츠 성향의 SOHC엔진이 더 즐겁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물론 두 성향의 차종을 비교하기에는 운용경험이 적다. 커다란 흡배기 밸브를 갖고 있는 차종이 운전에는 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그런데 이런 차종을 모으기 전에 아마 신형 디젤 연료 고연비 차량을 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런데 최근 BMW에는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efficient dynamics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데 미래의 촛점을 생태와 지속가능성에 두는 것이다. 많은 이야기들이 다음 링크에 실려있다.

https://www.press.bmwgroup.com/pressclub/p/pcgl/pressDetail.html?outputChannelId=6&id=T0102033EN&left_menu_item=node__2367

결국 적당한 출력과 좋은 연비 그리고 탄소배출량 같은 것에 맞추겠다는 이야기인데 필자같이 단순한 사람에게는 L4의 효율좋은 엔진으로 차를 만들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실제로 BMW의 L6 엔진의 최후 버전이나 마찬가지인 N52와 그 파생버전들은 차후 N20 이라는 엔진으로 대체될 예정이라고 한다. 엔진은 2L에서 트윈터보와 지금까지의 여러 기술을 총동원하여 245마력 @ 5000 의 최대 출력을 내고 350N.m @1250- 이다. 물론 184 마력 짜리의 엔진도 있다. 일부 기술들은 이미 미니나 작은 차종에 , 어떤 기술들은 M3같은 차에 쓰여진 기술들이다. 가볍고 연비와 출력도 모두 좋은 엔진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L6의 엔진들은 모두 과거의 유물로 남을지도 모르게 된다.

어떻게 보면 BMW의 첫 시작이었던 팔켄하우젠의 M10 이 시대의 필요에 맞추어 다시 탄생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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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적었던 것처럼 앞으로 BMW의 엔진은 L4 2.0L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디젤엔진으로 만든 차종들이 많이 팔리는 신비로운 현상이 벌어졌다. 디젤 차종은 L4 가 주종이다. 새로운 현상의 뒤에 숨은 배경은 기름값의 상승이 1차적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10년전보다 연료비는 많이 올랐다. 생태적(eco-)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석유는 언젠가는 고갈된다. 그리고 탄소가스의 배출문제도 있다.

기름값이 올라가면 주유소를 가기가 부담이 된다. 프리미엄 차종을 타는 사람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배기량이 크고 출력이 좋은 차들은 몰고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1L에 2000원을 넘어가는 가솔린의 가격은 매일 20-40Km 정도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80Km 정도 움직이는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여행도 장거리는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기름값이 올라가면 농수산물의 가격도 오르고 전기값도 오르며 모든 물가는 상승한다. 사실상 현대문명은 석유위에 떠있는 섬 같은 존재다.

사실 2.0L 도 큰 배기량에 속한다. 역사적으로도 그렇다. 엔진은 공회전 상태에서 얼마이상의 연료를 소비하기 때문에 배기량이 크면 불리하다. 요즘 나오는 GDI나 FSI 엔진은 공회전 상태에서의 연료소비를 극소화 시키기 위한 대응이었다. 이 이야기는 폭스바겐 골프편에서 상세하게 적었다. 골프의 5세대 차종에서는 압축시에 성층희박 연소를 가능케하는 조건을 만드는데 성공했다원조격인 미쯔비시의 초기 엔진들은 문제가 있었다. GDI 나 FSI를 사용해도 큰 배기량은 불리하다.

엔진의 사이즈는 너무 작아도 안된다. 무리하지 않고 낼 수 있는 출력의 한계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에 란치아의 랠리카는 터보차저와 수퍼차저를 붙이고 500마력까지 낸적이 있고 F1 레이싱차종도 배기량을 제한하지만 이런 차들은 예외중의 예외다. 일반적으로는 2.0L에서 300마력 정도가 한계다. 예전에 스바루 임프레자 STI 차종들이 이정도 출력이었다. 물론 임프레자 STI도 자동차라기 보다는 머신 취급을 한적이 있다.

엔진이 연비도 좋아야하고 토크특성도 좋아야하며 연료소비도 너무 높게 나오지 않게하려면 랠리카보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양산차라는 한계가 정해진다. 고장률도 높지 않아야하고 어느 정도의 정숙성도 필요하다.

N20이라는 BMW의 엔진은 여러 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은 경우일 것이다. 아마 다른 회사들도 이 엔진을 벤치마크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 역시 시승기들을 보고 이 엔진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조만간 N20을 탑재한 차를 시승해 보고 싶다. 골프 GTI보다 높은 출력에 가벼운 엔진 그리고 안정된 후륜구동 시스템에 고연비를 실현한 엔진이 들어간 차가 나타난 것이다. 만약 320 이나 328이라는 이름에 245마력 버전의 N20이 들어간 차가 발매된다면 심하게 고민할 것이다. 가격이 얼마인지가 문제가 되겠지만 비싸게 내놓지 않는다면 매력적인 선택임에는 틀림없다.

첫 번째 나온 시승기들은 주로 BMW X1 xDrive28i 차종에 대해 적고 있다. 필자는 오토위크의 올해 리뷰를 읽어 보았다. (Autoweek.com, 2/18/11) 다른 리뷰어들도 이런 차가 과연 가능한지 확신이 서지 않은 것 같았다. 이 엔진이 EfficientDynamics initiative 라는 플랜의 일부라는 것을 적고 있고 최신의 엔진인 N55에서 많은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적고 있다. N55를 사용하는 차들은 2010년 이후의 335i 와 535i 다. 이 차들이 300에서 315 마력 정도를 냈으니 거의 같은 사양의 4기통 엔진은 240 마력 정도를 낼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고 사실 그 정도의 힘을 내고 있다. N20 엔진은 유튜브에 동작원리를 설명한 애니메이션도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2MXbMTYeN68 BMW N20 Engine Animation )

무게는 143Kg 정도로 무거운 편이 아니다. 그 이전의 자연흡기 엔진보다 20Kg 정도 가볍다. 토크 역시 1250 RPM 정도에서 최고토크에 근접하고 4500 RPM까지 플랫이다. 상당히 좋은 수치다. 출력도 그 이전의 3.0L L6 엔진보다 높다. 오토위크 리뷰에서 이 엔진의 레스폰스는 상당히 좋다고 평했다. 차의 0->100Km는 6초대 초반이다. 특별한 터보랙을 느끼지 않고 7000RPM까지 쉽게 올라간다고 적고 있다. 이 차의 연비는 12Km 정도라고 한다.

리뷰어들은 결국 이 엔진들이 현재의 6기통 엔진들을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보고있다. 2012년 528의 엔진은 N20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필자는 조만간 새로나온 528을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졌다. (사실은 3 시리즈에 들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신형 528의 프리뷰는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N20 모델의 3 과 5 시리즈는 아직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브로셔에는 328이 직렬 6기통으로 나와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기술이 한단계 올라가는 것으로 기존의 차들과 너무 큰 차이를 만들게 된 일종의 사태라고 보고 있다.

만약 새로운 N20 채택 차종의 가격이 충분히 싸고 주행느낌이 훌륭하다면 기존의 E46이나 E90 , E39나 그 후의 5 시리즈들을 탈 이유가 없어지고 만다는 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복잡하다는 점을 제외하고 엔진에서 더 개선할 여지가 남아있는지 조차 잘 모르겠다. (물론 계속해서 개량판들이 나오겠지만 그것은 지속적 개량이나 개선이다. 혁신은 가끔마다 일어난다.) 아직 타보지는 않았으나 N20은 궁극적인 한방을 날릴 혁신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일종의 미래다. BMW의 새로운 디젤도 마찬가지다.

혁신이 일어날 때마다 필자의 고아원(오래된 차들의 집합소)은 상당히 혼란스러워진다. 어떨 때는 새차를 사고 있는 차들을 몇 대 정리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골프GTI 5세대가 나왔을 때도 그랬고 스바루의 차들이 나왔을 때도 그랬다. 폭스바겐의 고연비 디젱차들은 여전히 충동을 일으키고 있다. 언젠가 BMW의 N20이 탑재된 소형차가 나오면 아마 같은 증상이 도질 것이다. (보통은 몇 번의 집요한 시승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중에는 새로운 차를 지를만큼 여유가 없던 탓도 있다.) 요즘 필자와 친구의 고아원 공통 차종은 란치아 카파다. 16만 킬로를 넘기면서 파워스티어링에서 기름이 새는 차를 복구중이다. 그 다음 차종은 교과서격인 W124를 길러보는 것인데 가격이 매우 싼데도 불구하고 몇 년 동안 입양을 못하고 있다. 새로운 차가 나와도 위시리스트를 채우지 못해 타보지 않는다면 얼리어댑터가 될 중요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몇 년동안 즐길 중요한 기회가 미적거리다가 사라지고 많다. 인생은 길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마니아가 아닌 사람들은 고민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N20엔진과 비슷한 엔진을 사용하는 차종들이 늘고 디젤 고연비 차량이 증가하면 오래된 차들이 살아남기가 힘들다.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의 중고차 시장의 가격이 엉망인 것은 신차들의 등장이 배경이다. ) 배기량이 크거나 연비가 좋지 않을수록 선택은 신차로 기울 것이다. 아니면 일본처럼 차들이 어느 사이즈 이상 커지지도 않고 엔진의 출력도 적당하며 간편한 것을 추구할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들의 선택이 소형차에 고효율 엔진으로 흘러간다면 구세대의 차들은 더 빨리 교체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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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으니 다시 BMW의 주제로 돌아가자. BMW 3 시리즈에 대해 적어 놓은 일본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차의 무게 배분이나 서스펜션의 설계 그리고 부품의 만듦새가 모두 훌륭하다고 적고 있다. 사실일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3 시리즈를 좋아하기 때문에 예전에 주행했던 기억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끼워 맞추곤 한다.

필자는 E30 (왕눈이 헤드라이트가 2개씩 달린 각진 디자인의 차종이다.)보다 E36 (돌고래 모양의 디자인으로 90년대에 많이 팔렸다.)의 핸들링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필자가 많이 타본 E36은 323i로 실제로는 2500cc의 차량이었다. 당시에는 323i 가 많이 팔린 것으로 기억한다. 엔진은 제원표에 M52로 170마력으로 나와있다. 차의 핸들링과 서스펜션 성능은 상당히 좋아서 BMW의 차종중 하나를 수집하라고 하면 아마 이 차를 골랐을 가능성이 높다. 핸들링은 적당히 딱딱하고 반응도 좋았다. 차체의 반응도 좋았다.

그런데 E36은 차체의 문제가 있었다고 전한다. 특히 M3의 차체들이 문제가 많았는데 차체가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E36 M3만이 아니라 조금 터프하게 주행한 일반적인 차들에서 프레임이 찢어지거나 트렁크가 갈라지는 문제들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E36의 M3들을 거래할 때는 차체에 보강용접을 했다던가 문제를 조치했다는 문구들이 붙곤 했다. 모든 차량들이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아주 드문 것도 아니었다. Z3 차종들은 상당히 많은 빈도의 크랙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필자가 확인한 것은 없다. 크랙의 모양을 보면 피로골절에 가까운 모습인데 차 주인은 대책없이 차량의 크랙이 늘어나는 것을 보거나 용접하여 보강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명차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이다. 차체강성이나 응력분산 어디엔가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재료나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알고도 필자는 E36의 핸들링을 좋아했다. 단단하면서 균형잡힌 느낌은 참 좋았다.

사진의 그림은 실제 E36의 크랙이 난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구글 검색으로 찾아낸 것이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E36 M3들이 차대가 찢어지는 모습은 참으로 안스러웠다. 동호회의 게시판에도 비슷한 사진은 여러번 올라왔다. 물론 작은 크랙은 폐차할 때까지 모르고 타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핸들링은 정말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323i는 170마력 정도의 출력으로 엔진 반응도 좋았다. 달리는 즐거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차였다. 양평의 강변길을 달리면서 약간의 드리프트에 가까운 코너링을 하거나 그냥 달리기만 해도 느낌은 최고였다. 디자인은 E30이 좋았지만 E30보다는 E36의 코너링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E30은 BMW 사상 최초로 230만대를 생산했고 E36은 260만대를 생산했다. 사실 생산 댓수는 무척 많은 편이다. E30의 적수는 벤츠의 190E 같은 차들이었고 E36은 벤츠의 C 클래스와 (W202라고 부르는) 경합했다.

그 다음에 나온 E46은 조금 더 평가하기 어려운 차였다. 코너링은 E36보다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고 차체도 더 커졌다. 무게도 조금 증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도 2500cc 차를 타보았는데 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했다고 적혀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가장 BMW 다운 우아한 디자인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E36보다는 훨씬 나았다. 자동차 디자이너들도 E46이 우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차량의 생산 댓수도 1998년부터 2006년까지 327만대 가량 생산되어 엄청난 편이다. 물론 한국에도 많이 수입되어 아직도 길가에서 많이 보이는 차들이다. 신형인 E90이 나오기 전까지는 거의 E46이 3 시리즈의 주종이었고 E36시절 보다는 수입차가 늘었기 때문이다. 성능은 엔진보다는 차체의 강성과 서스펜션에 주력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다음 차종인 E90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아직 200만대를 넘지 않았다.

우선 unsprung weight 라고 부르는 서스펜션과 타이어 자체의 무게를 줄였다고 알려져 있다. 차량의 무게 배분을 50:50으로 맞추었다. 덕분에 차의 코너링 능력은 더 좋아졌다. 차체 강성은 E36보다 70% 가 증가했다고 메이커에서 발표했다. (그럼 바디가 찢어지는 문제가 있던 E36은 70% 가 더 강성이 약하다는 이야기다.) 전자장비도 좋아졌다. 필자가 빌려서 몰아보았던 325i는 180마력 정도의 차량으로 그 전 모델보다 편해진 감은 있지만 웬지 E36이 더 끌렸던 것은 사실이다. 나중에 사촌과의 약속이 이행되면 필자에게 물려주겠다는 차종도 E46 325i인데 요즘은 딱히 이 차종을 몰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졌다. 저렴하게 물려받으면 패밀리카로 쓸지도 모르겠다. 요즘 집사람의 605는 온 사방이 긁히지 않은 데가 없어서 새로운 차가 필요하기는 하다.

E46의 특징은 너무 무난하다는 것이었다. 단단하고 완벽하다는 느낌과 좋은 주행감각 , 좋은 밸런스가 특징이다. 코너링도 더 쉽게 할 수 있는데 비교 차종의 타이어의 사이즈가 증가해서 E36과 비교하기는 조금 그렇다. 그래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두 차종을 놓고 같이 타보고 싶다. 하지만 달리는 주행감각이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것은 분명했다.

E46이 E36보다 강성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차체가 찢어지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리콜도 해주었다고 하는데 인터넷에는 여전히 새로운 차체가 찢어진 사진들이 올라가 있었다. 320만대가 생산되었으니 별난 운전자들도 많았겠으나 자체적으로 바디가 찢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출력이 유별난 것도 아니고 다른 경쟁차들에서는 별로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 차종인 E90에서는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다. 아마 BMW 자체적으로는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다.

슈퍼카들을 제외하고 달리기 성능만 이야기하자면 3 시리즈는 최상위권에 속할 것이다. 필자는 M3 같은 차들을 굴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BMW의 차종중 하나만 고르라면 평범한 3 시리즈를 고를 것이고 아마도 부품 수급상 끝자락에 나온 E46을 선택할 것이다.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시리즈이기도 하다. E90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디자인적인 요소이다. 드라이빙은 E90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E21부터 E90까지 3 시리즈는 1000만대가 넘게 생산되었고 양산차로서는 정말 성공적이다.1000만대가 넘는 차종은 일반적인 베스트셀러 양산차로서도 대기록인 셈인데 프리미엄 메이커로서 1000만대는 대기록인 셈이다. 엔트리카를 제외하면 상당히 비싼 차인데도 많이 팔렸다. 달리는 즐거움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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