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0 12:34

스바루 자동차 이야기 그리고 awd와 수평대향 엔진

스바루는 한국에서 사업을 접고 철수한 상태다. 

미국에서 스바루가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되어 승승장구한 다음에 한국에 들어왔어도 전혀 잘나간 적이 없었다,

나에게 스바루는 랠리카로 인식되어 있었다. 스바루 sti는 달리기 소년들의 로망이었던 것이다.

4륜구동에 터보 , 그런데 알고 보니 거의 모든 스바루는 4륜 구동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웃백도 포레스터도 모두 4륜 구동이었던 것이다. 세단도 4륜 그것도 완전 상시 4륜이었다는 ..


스바루는 항공기 제조사였던 후지 중공업에서 만든 차다. 

차는 단단하고 안전하며 엔진도 수평 대향 엔진을 갖고 있다. 

쉽게 생각하면 포르세의 엔진에 아우디 쿼트로의 성격 그리고 무척이나 단단한 바디를 가진차다. 

어떻게 보면  미래의 자동차의 일부를 본것이다.

사지는 않았으니 몇대는 팔아주었고 시승도 여러번 했다. 매력적인 차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이 차가 왜 좋은지 공부하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 상시 4륜은 상당한 장점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차의 엔진을 이식한 토요타의 86이 왜 무게 중심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지도 알게 되었다. 

물론 나의 다음 차는 86이다. 지금은 살 형편이 안된다. 




요즘은 별로 시승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 특별히 관심을 끄는 차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솔직한 이유일 것이다. 시승을 여러 번 요청한 것은 아마 골프 GTI가 제일 여러 번이었다. 골프에 대해서는 지루할 정도로 여러번 적었지만 5세대 골프가 나왔을 때의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5세대 골프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미래를 반영한 차였다. FSI 연소 방식 , DSG 변속기 , 그리고 강력한 차체같은 것들이 골프는 미래의 차라는 포인트였다. 혁신과 개선을 거듭한 요즘의 폭스바겐은 어려운 경영상태같은 것은 까맣게 잊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생존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만 했던 회사다. 아무튼 골프의 제작이나 설계에 도입된 엔지니어링 방법이나 차의 특성은 다른 회사들의 벤치마크 대상이다. 요즘 현대가 2.4 엔진에 적용하는 GDI 엔진도 원래는 미쯔비시의 기술이었지만 비슷한 방식을 꾸준히 밀어 붙인 폭스바겐을 다른 메이커들이 다시 따라한다는 느낌도 있다. 앞으로는 DSG (Direct Shift Gearbox)를 모두 따라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폭스바겐이 적용한 미래 기술 비슷한 것이 모두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래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기술들도 있었다. 혁신은 항상 도박이다. 아무리 테스트에서 성공적이라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런데 줄을 서서라도 시승하고 싶은 차량이 나타났다. (몇 년에 한번씩 있는 일이다.) 스바루의 차종들이다. 얼마전 스바루는 한국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이 스바루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WRC 랠리카인 스바루 임프레자의 고성능 버전이다. 파란색의 동체에 노란색의 별 마크를 단 고성능 랠리카는 아시아에서는 랠리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중의 하나였고 사람들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다. 그리고 공도를 달리는 차중에서 임프레자의 고성능 버전은 항상 달리기 소년들의 드림카 리스트에 꼭 들어가 있다. 스바루 임프레자 vs 미쯔비시 랜서 에볼루션 (속칭 란에보)은 랠리카 비슷한 느낌을 갖는 달리기에서 일종의 공식이었다. (그런데 이 상징적인 임프레자는 이번 수입 리스트에서 빠진다. 매니아들은 크게 실망하여 앙꼬빠진 찐빵만 수입된다고 징징댔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스바루는 큰 욕심이 없어서 첫해에는 600대 정도만 판매가 되어도 목표가 달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고성능이 아닌 임프레자의 시작가격은 17000 달러로 우리나라의 아반테와 소나타 사이의 가격이다. 그보다 하나 더 높은 리서시의 가격은 소나타와 경합하는 수준의 가격이다. SUV 인 포레스트는 2만달러 수준이고 아웃백의 가격도 애매하다. 적당한 세그멘트는 아마도 리거시라는 차종의 고급버전이 캠리나 어코드와 경합하는 것인데 사람들이 과연 스바루라는 회사를 인지하기나 할 것인가조차 의심스럽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스바루의 인기가 매우 좋아서 2009년 별다른 마케팅이 없이도 15%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 2010년 2월에는 2009년 동월대비 30% 정도 늘었다. 워낙 작은 메이커이기는 했지만 이례적인 일이다. 그 다음에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가 선정하는 Safetst Picks 에 전 차종이 다 들어갔다. 선정 차종이 5부문이고 이중에 4개 부문에 1-2대씩은 다 들어가 있다. 사실상 석권이었다. 스바루는 그 이전에도 미국에서 팔리고 있었고 큰 인기는 없었지만 조금 별난데가 있는 메이커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 좋은 엔지니어링을 가진 회사다. )

이번에 가장 안전한 차 리스트에 오른 것은 몇가지의 중요한 컨셉의 합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강력한 차체 구성으로 얼핏 보기에는 비행기 동체를 연상시킨다. 두 번째는 엔진이 수평대향으로 마주보는 박서엔진이라는 방식이다. 옆으로 넓고 무게 중심이 낮으며 가볍다. 세 번째는 거의 대부분의 구동이 4륜구동 방식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상시 4륜이다. 그리고 아주 우수한 서스펜션을 갖고 있다. 사실상 어떤 차종과도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작고 가벼운 차가 4륜구동에 낮은 무게 중심으로 달리는 것은 놀라운 장점이 있다. 최고속도나 마력, 토크를 떠나 매우 민첩하게 움직인다. 코너링의 특성도 다르고 엔진과 변속기의 배치 때문에 잘 쏠리지도 않는다. 결과적으로 fast 라기 보다는 agile 하다고 볼 수 있는데 agile 은 기민성 또는 민첩성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아무튼 비슷한 경쟁자가 없는 차라 재미있어서 여러 번 살펴보았다. 미래의 차라기 보다는 당연히 차들이 이래야 한다는 느낌이었다.

아마추어의 눈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차체였다. 차체는 강성과 안전성에서 무척 중요하다. 차체는 가볍고 단단해야 한다. 그림의 차체는 스바루가 링모양 보강구조로 만든 것으로 충돌시에 승객의 탑승공간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 구조에는 고장력 강판을 40% 정도 투입했다. 아주 예외적인 일이다. 대부분의 메이커는 이만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열처리 금속공정을 적용해도 혁신적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아무리 보아도 자동차보다는 항공기동체를 연상시킨다.




요즘만큼 스바루가 인기가 좋았던 적도 없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아니고 미국에서의 이야기다. 일본에서 만든 조금 특이한 차라는 인식에서 상당히 좋은 차로 변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지난주 발표에 따르면 차의 잔존가치가 제일 높은 차로 평가받았다. 잔존가치 리스트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차들이 죽 나타나면 현대는 8위로 올라가 있다.

스바루의 차체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번에도 적었지만 지속적으로 좋아졌다고 한다. 특히 2007년 이후 새로운 세대의 차들은 그 이전의 차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고 한다.

차체보다 더 많이 알려진 것은 엔진과 변속기일 것이다. 스바루의 엔진은 처음부터 수평대향 엔진으로 유명했다. 박서엔진이라고도 부르는 이 방식은 4기통의 엔진인 경우 일반적인 엔진은 모두 피스톤이 위아래로 움직이지만 박서엔진은 2개씩 좌우로 나뉘어져 있다. 엔진의 밸런스는 아주 좋은데 스바루 말고 이 방식을 쓰는 엔진은 과거의 폭스바겐 비틀과 포르세의 박스터 정도다.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특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유리하다. 결정적인 차이는 무게 중심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쏘나타는 알루미늄 블록의 엔진을 뒤로 틸트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정도만 되어도 주철블럭으로 만든 엔진보다 무게 중심은 크게 낮게 잡힌다. 그러나 박서 엔진은 아예 바닥에 가까운 위치에 수평으로 누워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엔진은 낮고 옆으로 넓다. 그리고 앞뒤로는 짧다. 그리고 합금으로 만들어져서 매우 가볍다. 많은 장점이 생긴다. 구조 그 자체에서 장점이 생긴다. 가볍고 낮은 엔진은 일단 코너링에서 작은 원심력과 무게 중심의 적은 이동을 만들어 낸다. 결과는 같은 성능의 서스펜션으로도 적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코너링 할때 차가 움찔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게중심의 이동이 적다는 것으로 운전의 즐거움에 큰 보탬이 된다. (예전의 폭스바겐 비틀의 놀라운 조향성은 사실 엔진이 가벼운 탓도 있었다. 그 후손이라고 할 수 있는 초기의 포르세의 차들도 힘보다는 스포츠성으로 승부했고 박스터는 카브리올레라서 무게 중심이 낮은 편이 훨씬 유리할 것은 분명했다. )

엔진룸의 공간이 작아지면 변속기의 장착 위치도 유리해진다. 작은엔진과 크지 않은 변속기가 아주 특이한 파워트레인들 만든다. 스바루는 이런 설계에 사륜구동의 구성을 처음부터 실현했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아우디의 쿼트로가 나오기 훨씬 이전인 1972년부터 승용차들이 사륜 구동이었다. 아우디는 80년대 초반에 쿼트로가 나왔다.

덕분에 시골이나 험로에서는 아주 유리했다. 눈길에서도 유리했고 무엇보다도 안전했다. 그러나 스바루는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오히려 스바루는 랠리에서 유명했다. 그러나 푸조나 란치아만큼 절대적인 기록을 보유하지는 못했다. 대신 사람들의 머리에는 WRC의 강력한 임프레자 모델들이 뇌리에 박혔다. 파란바탕에 노란 별들이 그려진 특이한 차였다.


4륜 구동의 장점은 승용차에도 많다. 물론 연료소비가 증가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차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엔진을 개선해서 타면 어느 정도는 타협이 된다. 제일 큰 장점은 차의 컨트롤이 쉬워진다는 점이다. 앞바퀴나 뒷바퀴만으로 핸들링하는 경우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일단 급코너링이 일어나더라도 타이어의 부담은 2륜보다는 적다. 4바퀴가 모두 부하의 일부를 담당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하게 코너링할 수 있다. 스티어링도 언더나 오버가 심하게 나타나는 일은 이론상으로는 적다.

급코너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가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운전의 베테랑이나 선수라고 해도 예상처럼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일단 차의 디퍼런셜이 한쪽 타이어의 트랙션이 줄어들면 다른 타이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간단히 말하면 한쪽 타이어가 잘 돌지 않으면 상대편의 타이어도 힘이 약해진다. 트랙에 나가거나 스포츠 운전을 하는 차에는 LSD라고 하는 장치가 붙어있어서 차동기어의 불균형을 다시 제어한다. 상시 4륜의 장점은 이런 상황에는 상당히 유리하다는 점이다.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부하가 분산되어 유리하다. 2륜 구동일 경우 한 쪽 타이어가 슬립이 되면 트랙션이 일어나는 바퀴는 하나 뿐이지만 4륜은 3개나 남아있다. 차가 통제를 벗어나 휙 돌아버리는 일을 크게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4륜이 유리하다. 비싸서 그렇다. 스바루의 자료에 의하면 자신들의 시스템은 여기에 더한 장점이 더 있다고 한다. 짧은 엔진과 변속기의 위치로 인해 진정한 4륜 구동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다른 회사의 차들은 후륜구조의 구동계를 개조하여 4륜으로 만들거나 전륜 구조를 개조하여 만들지만 자신들은 타고난 DNA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사진의 가장 좌측이 스바루의 완전 대칭 엔진이고 다른 메이커들은 비대칭 변속기에 보조장치를 연결 시킨 스타일이다,)


carsurvey.org 같은 곳에서 스바루의 차들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보면 Fast ,quick , agile 같은 용어들로 차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최고속도가 빠르다는 이야기보다는 신속하고 빠르다는 이야기들이다. 최고속의 빠른 영역은 스포츠카들의 이야기이고 스바루의 임프레자를 제외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시내나 커브길에서는 밸런스가 확실한 민첩성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17000달러부터 시작하는 임프레자나 20000달러부터 시작하는 리거시는 다른 프리미엄 메이커들의 4륜보다 훨씬 싸다.

이런 이유들이 나가 스바루를 기다리는 이유중의 하나다. (수입- 지출)이 0 이거나 -라 바로 지르지는 못하더라도 들어오면 일단 시승후 심각하게 고민하는 차종이 하나 늘어 버린 것이다








All Time 4wd

4륜구동을 이야기하면 SUV를 떠올린다. 그러나 SUV 중에는 후륜으로만 구동되거나 전륜으로 구동되는 종류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모양은 SUV를 닮았으나 무늬만 SUV인 차종도 많다. SUV 라는 차종 자체가 최근에 만들어진 신조어라는 것을 생각하면 Sports Utility Vehicle 의 정의는 4WD가 반드시(must)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군용차들은 대부분 4WD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반드시는 아니다. 2차 대전초기부터 시작하여 90년대까지 사용된 폭스바겐의 군용차는 오리지널 비틀과 비슷했다. 이차는 가벼운 차체의 잇점을 살려 간단한 포털기어라는 LSD (양측 바퀴의 슬립을 막아주는 장치)비슷한 장치를 붙이는 것으로 해결했다, 전쟁당시에는 아주 우수한 차였다. 미군의 지프 (요즘의 크라이슬러 지프)는 사륜구동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2차대전이 시작될 무렵에야 간신히 출하할 수 있었다. 작고 튼튼한 4륜구동계는 당시나 지금이나 어려운 과제다. 효율이 높은 4륜 구동계는 조금 더 어려운 주제다. 군용 트럭들은 이미 4륜구동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1차 대전 당시부터 진흙탕에 빠져 문제를 일으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이지 못하는 수송차량이 얼마나 골치 아픈 것인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답이 나온다. 전쟁이 끝나자 현장에 남은 지프들은 다른 나라의 4륜구동의 시발모델이 되었다. 초기의 디자인들이 지프와 연관이 없는 것들도 드물었다. 극히 지프의 오리지널 아이디어에 충실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가장 기능에 충실했던 지프는 상시 4륜구동이었다. 갑자기 어떤 장애물이나 지형이 나타날지 모르는 전쟁터에서는 이 방식이 최선이다. 그러나 차종들이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상 생활은 전장처럼 장애물이 튀어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사실 차종에 따라서 항상 4륜구동이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비가 경제성과 직결이 되는 트럭들이 먼저 변화했다. 험한 지형을 올라가는 트럭들은 평상시에는 2륜 , 바퀴의 슬립이 일어나는 지형에서는 4륜으로 전환하는 스위치가 있다. 4륜으로 구동하면 연비가 약간 나빠지는데 장거리를 운행하는 트럭들에는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특히 야전성을 중시하거나 4륜구동의 오리지널을 강조하지 않는 모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상시 4륜구동을 회피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4륜 마케팅의 차들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내부에 보면 4륜 <--> 2륜의 다양한 전환스위치가 있다. 그러니 4륜은 잠시만 사용하는 것이고 대부분은 후륜으로(드물게는 전륜으로) 구동된다. 갑자기 미끄러지거나 언덕을 만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리고 상시 4륜으로 만들어진 차들과는 달리 항상 4륜으로 달리면 동력계에 무리가 가는 차종들도 많다. 이 부분은 항상 조금 애매하게 적어 놓은 메이커의 매뉴얼을 상세히 읽어 보거나 다른 정보들을 취합해서 읽어 보는 수 밖에 없다. 어떤 차종들은 운전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전자식 클러치가 작동한다. 소비자들은 폐차할 때까지 자신의 차가 어떤 방식인지 모르고 타게되는 경우다. 사실은 빈약한 4륜 구동일 수도 있고 어쩌면 거의 4륜으로 작동해 보지도 못하고 타기도 하는 경우다.

그러면 상시 4륜 구동이 편할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4륜구동은 2륜구동보다 더 복잡하다. 대표적인 문제는 차동장치의 본질적인 문제로 , 구동하기에 따라 한쪽 바퀴라도 완전히 미끄러지면 나머지 3바퀴의 견인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문제에 부딪힌다.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대표적인 장치들이 트랙션컨틀롤과 록킹디퍼런셜이다.

트랙션 컨트롤은 결국 고성능화된 ABS다. 헛돌면 힘을 조절하여 살살 차를 굴려가는 방식이다. 바퀴가 헛돌면 그 바퀴에만 브레이크가 적용된다. 엔진도 같이 보조를 맞춘다. 그러면서 차가 헛돌지 않는다. 이런 상황으로 벗어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보편화됨에 따라 TCS는 4륜에도 사용된다.

그러나 보다 더 본질적인 방법은 일단 전륜과 후륜에 어느정도의 힘을 분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로킹 디퍼런셜은 전자식 다판 클러치나 비스코스댐핑으로 만든다. 다판 클러치는 컴퓨터가 여러장의 클러치를 조절하는 것으로 힘은 앞뒤로 잘 분배된다. 비스코스 댐핑은 기름이 가득든 통에서 철로 만든 날개를 돌리는 것으로 How Differentials Work (http://auto.howstuffworks.com/differential5.htm) 에 보면 좋은 설명이 나온다. 아니면 토센기어라는 방식으로 90년대의 아우디 차량에 사용한 방식도 있다. (http://auto.howstuffworks.com/differential6.htm ) 비스코스 댐핑과 토센기어는 전륜과 후륜의 밸런스를 조절한다. 요즘의 차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은 다판클러치 방식이다.

이 정도의 장비를 가지고 메이커들은 판촉을 열심히 하고 있다. 마케팅을 위해서는 혼란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음번부터는 이들을 하나하나 집어 가면서 설명할 것이다.

요즘 대부분의 차는 전륜구동이다. 후륜구동은 거의 멸종하여 BMW나 벤츠정도에서만 사용되다가 요즘은 다시 늘어나서 우리나라의 제네시스도 후륜구동으로 변했다. 후륜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았다. 후륜의 단점을 적게 만들어준 것은 전자장치다, TCS , ESP 같은 이상한 이름의 장비들이 차의 자세를 제어해준 덕분에 조금 더 안전해진 것이다. ESP는 아니더라도 TCS 같은 장비는 웬만하면 기본으로 붙어있다. 사실은 이런 장비가 없어도 조심스럽게 운전하거나 위험할 때는 운전하지 않는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 찻값이 올라가는 이유는 이런 장비를 메이커들이 옵션이 아니라 사실상의 표준장비로 갖다 붙이고 거기에 +알파를 하기 때문이다.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눈길에서 벌벌 떨지도 모를 집사람을 생각하면 반드시 나쁜 옵션은 아니다. 그러나 자동차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

전륜이건 후륜이건 이번 겨울같이 눈이 많이 온날 고생을 해본 사람은 바퀴가 헛도는 문제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것이다. 진창에 빠져 한쪽 타이어가 빠져 휠이 헛도는 경우에도 답이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아무리 액셀을 밟아도 , 타이어는 마찰로 탈지언정 앞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후진도 마찬가지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차동기어 때문이다. 차동기어는 양측 바퀴에 거의 균일한 토크를 공급하려 한다. 차동기어가 없었다면 코너링시에 한쪽은 더 많은 거리를 돌고 반대쪽은 작은 거리를 도는 상황은 언제나 비상이다. 하지만 급회전이나 자동차 랠리같은 상황에서는 차이가 너무 커져 버리면 차가 땅을 차고 나가는 견인력을 상실해 버린다. 사실은 요즘같이 차들의 출력이 너무 증가한 상황에서도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너무 비관적인 생각인가? 아니면 너무 비판적인 생각인지도 모르나 급회전의 급코너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대형 세단은 가볍게 300마력 근처의 출력을 가지고 있다. 메이커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답을 갖고 있냐하면 답은 ‘아니오’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같으면 벌써 해결해서 마케팅에 요긴하게 써먹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최근에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답을 제시한 차는 소형차종인 포드의 포커스 정도다. 300마력이 넘는 전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quaife 사의 LSD 를 사용했다. )

상시4륜구조(AWD)는 예상보다 많은 종류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벤츠의 4matic과 아우디의 쿼트로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유럽에서는 많은 변종이 있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별 궁리를 다 해본것을 알 수 있다. 4바퀴에서 트랙션이 다 나온다면 확실히 유리하다. 마른 도로에서는 한계 상황에 잘 진입하지 않을 것이다.

상시 사륜의 구조는 어떤 것일까? 앞차추과 뒷 차축에는 차동장치가 있다. 엔진이 두 개가 아니기 때문에 앞축과 뒷 차축에는 다시 추진축이라고 부르는 긴 막대가 있다. 그래서 4 바퀴가 돌아간다. 그런데 앞축과 뒷축의 속도가 어떤 이유가 발생해서 맞지 않는 상태가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해결책은 중앙차동장치(central differential))를 붙이는 것이다. 앞뒤 차축 사이에 차동기어가 하나 더 있다. 그러면 앞뒤 바퀴의 회전력 불일치는 해결된다. 이렇게 만들어야 간신히 제대로 된 상시4류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차는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4바퀴가 다 땅에 달라붙은 느낌으로 (일부 사용자들은 레일위에서 달리는 것처럼 단단한 느낌이라고 평한다. ) 달릴 수 있다.

이런 즐거움의 댓가는 복잡성과 동력손실이다. 우선 1개면 될 차동장치가 3개가 되었으며 이들은 차의 중앙과 후륜에 하나씩 들어간다. 그리고 차측과 기어의 동력 전달은 100% 가 아니므로 약간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아주 타이트한 주행을 좋아한다면 이 정도는 감 수 할 수 있다. 코너링이나 언덕 오르기에 있어서는 탁월한 효과가 나온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남아있다. 차동장치의 문제는 아칙 해결되지 않았다. 좌우의 임밸런스가 심해질 때 발생하는 문제는 앞뒤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네 바퀴가 다 트랙션을 잃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혀 사륜구동의 장점이 없는 상황이다. 문제의 발생은 간단하게 일어난다. 앞의 한 바퀴가 헛돌면 동력이 전달되지 않고 앞뒤로 연결된 차동장치가 충실하게 동작해서 뒷축으로도 전혀 동력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이 문제를 엔지니어들이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Self-locking differentials 이나 Limited Slip Differentials이라는 장치를 개발했다. 그림에 보이는 장치가 40여년전에 개발된 가장 원시적인 장치다. 비스코스 커플러 또는 댐퍼라고 부른다. 밀봉된 깡통같은 구조에 두 개의 차축이 디스크를 매체로 서로 마주보며 돌고 있다. 처음에는 이 장치가 중앙차동장치를 대신했다. 정상적인 속도에서는 아주 약하게 결합되고 앞뒤의 속도 차이가 많이 발생하면 디스크사이의 유체의 점성이 급증가하여 앞뒤 바퀴는 결합이 증가한다. 비스코스커플러라는 이름의 이 장치는 사실 상시 4륜이 아니다. (그런데도 상시 4륜처럼 광고되었다. 좋게 말해도 약한 4륜이라고 해야 한다. ) 소비자는 헛갈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문헌들도 메이커의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는다. 아주 저렴하고 간단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저가의 4륜구동에서는 많이들 사용했다. 그러나 고급차라고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란보르기니 디아블로 VT, 포르세 993/996 Carrera 4 와 Turbo, 볼보 850 AWD 그리고 요즘의 란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란보르기니의 수퍼카는 후륜으로 달리다가 앞바퀴의 슬립이 일어나면 커플러가 잽싸게 슬립이 일어난 앞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슬립이 없어지면 슬그머니 역할이 없어지는 것이다. 광고는 물론 상시4륜이라고 되어있다.

세팅에 따라 승차감은 아주 좋은 것부터 극악하다고 하는 것까지 마음대로라는 것이 이 방식의 특성이다,

몇백에서 몇천만원이 비싼 상시4륜의 수준은 처음에는 이정도 수준이었다. 그 다음에 나온 것이 4륜구동의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토센기어였다. 다음번의 주제다.

이런 이야기를 지루하게 적는 것은 사륜구동이라는 표제가 얼마나 과장되었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며 사륜이라는 표어에 현혹되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기 위한 것도 있다.

지난번에 소개한 몇 개의 기본적인 상시4륜 구동 시스템 그러니까 비스코스 커플러 , 비스코스 커플러 + 차동장치 그리고 토센기어를 조합하여 메이커들은 온갖 종류의 4륜이나 상시 4륜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어떤 모델은 해마다 다른 변종을 만들어 내고 어떤 해에는 토센이었다가 다른 해에는 비스코스나 다른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작 단가와의 싸움에 시달리는 메이커로서는 다른 회사보다 더 저렴한 것이 경쟁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가 적은 내용을 반만 기억한다고 치면 위키백과의 Four-wheel drive 라는 제목의 글을 읽는다면 조금 덜 혼란스러울 것으로 안다. (http://en.wikipedia.org/wiki/Four-wheel_drive ) 이 글은 잘 정리된 글이고 몇 번의 개정을 거쳤지만 그래도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원래부터 혼란스러운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왜 어떻게 혼란스러운지 상황은 알 수 있다. 회사들이 변속기를 조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고 또한 복잡다양하다.

하지만 메이커들이 만든 변속기 종류는 중요한 것만 따져도 몇 가지가 더 있어서 소비자들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앞으로 이런 종류들은 늘어날 것인데 몇백에서 몇천을 더 주어야하는 상시4륜구동의 차들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물론 세일즈맨의 말을 듣고 덜컥 사버리는 고객도 많다, 하지만 납득이 가야 움직이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스스로 학습당해야 하는 귀찮음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

몇 가지를 더 적어야 한다. 그중의 하나가 포르세의 PSK (Porsche-Steuer Kupplung) 라는 장비였다. 포르세의 959의 혁신적인 장치로 차의 모든 조건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전자식 다판 클러치를 제어하는 방식이었다. 6쌍의 다판 클러치를 컴퓨터가 미세하게 조절하는 센터 차동장치는 차의 토크를 이상적으로 배분할 수 있었다. 이론상으로는 분명히 그랬다. 그러나 실제의 장치는 성능이 좋은 장점과 매우 복잡하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정작 포르세에서도 959 모델에만 쓰이고 그 다음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꽤 많은 동력손실이 발생할 것 같은 다판 클러치의 손실률은 0.4 % 로 발표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보다 높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PSK 는 사용자는 적었지만 다른 차종에 영향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벤츠의 4 매틱이 PSK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다. 4matic은 평상시에는 후륜만으로 움직이지만 바퀴가 슬립하는 일이 생기면 컴퓨터가 관여해서 4륜으로 변한다. 비상시에만 상시 4륜 비슷한 구조다. PSK와 비슷한 방식이나 평상시의 동력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판클러치는 비상시에만 사용된다. 하지만 눈길이나 미끄러운 길에서 위력을 발휘하기에는 충분하다. 벤츠의 4matic은 길가에서 종종 눈에 뜨이는 차이니 드문차는 아니다.

방식은 아예 달라도 다판클러치는 남았다. 토센만큼 비싸지는 않고 완전 기계식인 토센보다 유리했다. 포르세 959만큼이나 적극적으로 이 장치를 사용한 대표적인 업체는 닛산이었다. 닛산의 스카이라인 GTR 에는 멀티클러치가 개입되는 동시에 쓰로틀과 다른 제어변수들이 변한다. 도로를 달리는 가장 빠른 차중의 하나인 스카이라인 GTR은 G포스, 부스트 압력 , 쓰로틀의 위치 그리고 각 바퀴의 회전량이 컴퓨터에 의해 계산된다. 운전자들이 계산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계산된다. 결국 이런 장비는 고속에서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양을 계산하기 위한 것이다. 결과는 빠른 코너링이다. 오버스티어링과 4륜의 강한 도로 그립의 장점을 합친 것이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차들의 전자장치와 기계장치를 결합한 차들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혼다의 Acura RL, RDX , MDX , 인피니티 FX (ATTESA E-TS) , Mitsubishi Lancer Evolution Series S-AWC , ,Saab 9-3, Saab 9-4X (Saab XWD).





컴퓨터가 발달하다 보니 일종의 전자석인 클러치가 차의 토크를 일일이 제어하는 수준까지 와버린 것이다. 드라이버는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통제권의 일부만을 갖는다.

그러나 어중간한 절충안도 나왔다. 아주 중요한 구조인데 간단하고 크기가 작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름도 애매하게 4motion 이라고 발표되었으며 할덱스(Haldex)방식이라고도 한다. 1998년 이후 아우디 TT 같은 소형차에서 성공적이었다. 토크를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지는 몰라도 차들의 동작제어에 대한 평은 좋았다. 처음에는 우려가 더 많았던 시스템이다. 비스코스 커플러와 다판클러치의 구조를 합친 것 같은 방식이다. 위키백과에는 이 구조를 채택한 차들의 리스트가 길어지고 있다. Multi-plate clutch coupling 분류이다.

대표적인 차들은 너무나 많다:

Audi A3 quattro, Audi TT quattro, Audi R8 (with Haldex Traction) ,

BMW xDrive ,Dodge Caliber

Ford: Escape, Freestyle, Edge

Honda CR-V, HR-V, Element

Hyundai Santa Fe , Hyundai Tucson Borg-Warner ITM 3e magnetic multi-plate clutch coupling

Hyundai Veracruz IMJ magnetic multi-plate clutch coupling

Infiniti: G35x, M35x

Jeep: Grand Cherokee and SRT8 NVG 249, 247

Land Rover Freelander 2/LR2 (also Haldex Traction)[17]

Porsche 911 AWD variants

Subaru low powered automatic transmission models

Subaru Legacy, Outback, Impreza, Forester, Tribeca automatic transmission models

Volkswagen Golf 4motion, Volkswagen Jetta 4motion, Volkswagen Eos 4motion, Volkswagen Tiguan 4motion, Volkswagen Passat (B6) 4motion (initially viscous coupling, later with Haldex Traction)

Volvo: S40, S60, S80, V50, V70, XC70, XC90 (Visco system until 2003; then all Haldex Traction-based)

정말 많지 않은가? 이렇게 많은 차종이 할덱스나 그와 비슷한 변속기를 채택했다. 사람들은 너무 복잡한 것도 너무 단순한 것도 아닌 중간의 절충안을 채택한 것이다.


(할덱스 그림)

대치동 은마 아파트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노라면 재미있는 차들을 자주 보게 된다. 아주 오래된 차들부터 최근의 차들까지 , 낮은 배기량의 신기한 차들부터 수퍼카 수준의 차들까지 정말이지 다양하다. 요즘은 자전거에 미쳐서 뜸해지긴 했지만 간간이 차를 몰고 나오는 날은 정말이지 기대를 하곤 한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관심을 끄는 차를 보게 된다. 사실은 관심이 있던 차를 발견한다는 표현이 옳겠다.

얼마 전에는 구형의 박스터를 만났다. 운전자는 뜻밖에도 알던 친구였다. 오랜만에 보았지만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 얼마전까지 박스터는 관심권 밖에 있던 차였다. 특별히 강력하지도 않고 로드스터는 원래 좋아하지 않았다. 드물지만 사고가 나면 정말 피곤한 물건이다. 요즘에야 고급차종은 프로텍트바가 전복시에 에어백처럼 터져 나오며 탑승자를 보호하지만 예전에는 없었던 아이템이다. 박스터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프라이버시라고는 아예 없다. 너무 잘 보여서 운전자와 탑승자를 도로에 광고하고 다닐 정도의 전시효과가 있다. 오픈카의 약점은 안전성 이외에도 너무 가시성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탑승자는 일종의 무대위의 배우처럼 바로 알아 볼 수 있다.

그날 만난 박스터는 호로를 걷은 상태였으니 차에 탄 사람은 그냥 보인다. 그래서 선글라스를 꼈어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껌을 씹으며 여유있게 앞을 바라보고 있다가 역시 옆에 서서 창을 내린 나를 알아보았다. 인사는 서로 “하나도 안변했구만” 정도였다. 하지만 어쩐지 오픈카는 그 친구에게 정말 잘 어울린다.

그리고 원래의 달리기 본능은 신호가 바뀌자 나타나고 말았다. 바로 경쟁모드로 변한 달리기에 양보는 없었다. 결과는 박스터의 날렵한 칼질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실력도 좋지만 박스터 엔진의 레스펀스는 아주 좋아 보인다. 이것은 수치로 나타내기 어려운 성질이다. 차들을 중량대 추력비로 생각하면 나가 크게 불리할 것은 없었다. 약 30% 정도 뒤진다. 엔진은 랠리에 바로 사용해도 좋을 레스폰스의 엔진을 갖고 있다. (1.9L 순정 엔진으로 뉘르버그링 코스에서 경량차체로 8분45초의 기록을 갖고 있다. ) 그러나 박스터 엔진의 레스폰스는 무엇인가 달랐다. RPM 이 쭉- 올라가고 내리는 것을 도로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주관적으로는 30% 보다 더 큰 차이를 느끼고 말았다.

포르세의 엔진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빠르게 가속될 수가 없는 것이다. 박스터의 엔진은 H6 형의 수평대향 엔진이다. 박스터라는 이름은 Boxer 엔진 + 로드스터를 합쳐서 줄인 이름이라고 한다. (사촌격인 911 역시 전통적으로 수평대향 엔진이다.) 이 차들의 놀라운 응답특성의 많은 부분이 H 구조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점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스바루의 차들을 눈여겨 본 다음에 생긴 변화다. 스바루 역시 모든 차종이 수평대향 엔진이다. 출력이 100마력이 안되던 옛날에도 수평대향이었다.

수평대향 엔진에는 구조적으로 장점이 있다. 우선 밸런스추의 존재를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크랭크축 구조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엔진은 피스톤이 위에 크랭크축이 밑에 있다. 엔진의 폭발력을 부드러운 회전으로 바꾸려면 피스톤과 컨넥팅로드의 무게를 정확히 상쇄하는 밸런스 무게가 필요하다. 예상보다는 묵직하다. 그리고 피스톤이 움직이는 거리(행정)의 2배 가까운 지름을 갖는 운동공간이 필요하다. 크랭크를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가벼운 역기를 드는 것 정도의 무게가 나간다, 조금이라도 진동이 생기면 차는 마구 떨고 만다.

그러면 고성능차(요즘 차는 실제로 거의 고성능이다.)가 6000rpm 을 내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피스톤이 10cm 정도를 왕복하면 크랭크의 밸런스추의 끝은 거의 20센티가 조금 안되는 원을 그린다. 1번 회전에 60 cm 정도의 운동을 한다. 6000rpm은 초당 엔진이 100회전 하는 조건이므로 크랭크축은 60m 정도를 움직이면서 점도가 높은 엔진오일속을 헤엄친다, 그래서 고급의 크랭크는 크랭크축을 도끼날처럼 앞을 깍아 놓는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런 식으로 보통 4개에서 6개의 밸런스 웨이트가 고속으로 돈다. 진동이 생기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사진은 BMW의 6기통 엔진의 모습이다. BMW는 직렬 6기통의 긴 엔진 크랭크에서 떨리지 않는 조건을 찾기 위해 컴퓨터 설계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간신히 성공했다. 그 전까지는 진동 때문에 길지 않은 엔진을 만드는 것은 V 형 엔진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bmw 6축 크랭크

만들기가 쉽지는 않지만 수평대향 엔진을 만들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사진은 스바루의 6기통 엔진이다. 밸런스 웨이트가 거의 없다. 구조를 잘 모르더라도 아무튼 훨씬 간단한 크랭크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포르세의 크랭크도 거의 비슷한 구조다. 크랭크축의 반대편에 같은 무게의 피스톤이 무게를 상쇄하고 있어 가능한 구조다.


상식적으로 초당 100 회전 정도의 엔진이 추가 있는 경우에 가속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몇 Kg 정도의 원판이 초당 100회로 가속하는 것은 엄청난 원심력 그 자체인 것이다.

그리고 엔진의 구조가 밸런스가 잘 맞는 것으로 생기는 이점은 또 있다. 가벼운 플라이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엔진의 회전불균형을 잡기위해 , 부드러운 회전을 위해 10Kg 이 넘는 20에서 30cm 정도의 원판이 크랭크축 끝에 붙어있다. 가속이나 감속을 빠르게 하려면 플라이휠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 스포츠카나 튜닝차에는 몇 Kg을 줄이기위해 많은 비용을 치룬다, 그러나 수평대향 엔진의 플라이휠은 아주 가볍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차의 플라이휠을 본 독자라면 사진의 수평대향 엔진용 플라이휠은 너무 얇고 가벼워보인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런데 구조가 좋으면 이 정도로도 충분한 것이다.


너무 차가 빠르게 가감속을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은 빠른 편이 좋다. 빠른 응답 엔진에서 액셀레이터를 천천히 밟으면 차는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아니다.

지인과 달리기를 한 이후 응답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빠른 것과 민첩한 것은 조금은 다른 것인데 너무 튀는 차는 싫어하는 이유로 실용적인 차에서 응답성이 좋은 차를 타보고 싶어졌다. 지금타는 차도 만족하지만 나중에 작은 스바루차들이 들어온다면 이런 점들을 만족시켜줄 것 같다.

지난번에 나는 박스터의 엔진을 이야기했다. 박스터의 장점은 응답이 빠른 엔진말고도 낮은 무게 중심과 앞뒤 타이어의 무게 배분이 이상적인 점을 꼽는다. 물론 디자인도 아름답다. 요즘이야 포르세가 잘 나가는 회사가 되었지만 박스터가 나오려던 무렵에는 경영사태가 좋지 않았다. 박스터가 아주 잘 팔리는 차가 되면서 회사는 잘 돌아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그전까지 이만한 로드스터가 없었다는 사실이 더 이상한 일이다. (356부터 968까지의 라인업은 참으로 길었다. ) 포르세의 미국 상륙은 356부터로 356은 대중적인 스포츠카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356 새로운 부품 라인을 만들기 전의 모델로 그 전의 폭스바겐 비틀과 많은 부품을 공유해야 했다. (비틀을 고성능차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그러나 엔진은 1930년대부터 수평대향엔진이었다.) 차체의 설계 역시 비틀의 많은 부분을 공유했으니 고성능 비틀이라고 보아도 좋았다. 모든 포르세의 조상인 356의 특징은 가볍고 균형이 잘 잡힌 차로 엔진의 출력은 당시의 미국의 대배기량 차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356은 아주 빨랐다. 일단 가볍고 경쾌했고 무게 중심이 낮았다. 안심하고 빠르게 가감속과 코너링을 할 수 있었다. 엔진도 가벼웠다. 당시로서는 정말이지 충격적인 디자인의 차라고 할 수 있었다. 초기의 356이 1100cc에 40마력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요즘 차의 출력은 경이적인 수준이다. 나중에야 2000cc 110마력 정도가 나왔다.

알파로메오나 다른 유럽의 스포츠성을 중시하는 모델들은 이런 점을 공유하고 있었다. 70년대에 유럽의 차들이 미국 시장을 노크하면서 사람들에게 던진 화두는 이런 점이라고 볼 수 있었다. BMW 조차 미국 시장의 진입 초기에는 가볍고 빠른 차가 컨셉이었다. 미국에서 가볍고 빠른 엔진의 장점을 빨리 알아차린 회사는 포드였다. 포드 머스탱은 처음에는 작고 가벼운 엔진으로 태어났다. ( 얼마 후 머슬카로 바뀌고 만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차들은 출력이라는 스펙으로 재무장하면서 점차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너무 불편하면 안되니 출력을 높이고 편의 장비를 붙이기 시작하면 초기의 스파르탄한 느낌은 점차 없어지기 시작한다. 중간어디엔가 절충점이 있는데 균형은 마케팅에 치중하다보면 어느새 다이어트를 필요로 하는 상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차들이 자꾸만 무거워 지고 있을 무렵 다시 이 화두를 들고 나온 차가 있었다. 로터스의 엘리제였다. 700Kg 대의 가벼운 바디에 작은 엔진을 붙이고 나온 엘리제는 트랙에서 당시의 수퍼카들을 쉽게 잡곤 했다. 엔진이래야 초기의 엘리제는 로버K 엔진을 달아 110 마력 정도에 불과했지만 코너링에서는 아주 강력한 차였다. 엘리제의 무게배분은 아주 이상적이었다.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높이기 위해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만들고 접착제로 붙여서 조립했다. 경량화와 밸런스가 만나면 경이적인 선회능력을 만든다. (그러나 요즘은 엘리제 역시 무거워지고 있다.)

서두가 길어지고 말았는데 경량화에 성공한 차들도 피할 수 없는 장벽이 있다. 엔진의 무게 중심이다. 요즘은 DSG 같이 무거운 변속기도 있으니 엔진과 변속기의 무게 중심이 차에서는 가장 큰 질량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무게를 약 200Kg 를 가뿐하게 넘는다고 생각하면 1300Kg에서 1400Kg 대에 이르는 전체 무게의 상당한 부분이 특정한 지점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무게의 중심점이 차량 바닥근처에 있는 경우와 높은 위치에 있는 경우는 큰 차이가 있다. 10cm 만 낮아져도 큰 차이가 나고 만다. 고성능 차량의 경우 엔진을 낮추지 못하더라도 스프링과 서스펜션으로 5cm 정도만 낮추어도(lowering 이라고 한다.) 선회시의 안전성은 대폭 증가한다.

높이뿐만 아니라 엔진배치의 레이아웃 자체가 중요하다. 지난번에 말한 박스터의 경우는 미드십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차체의 가운데 부분에 놓여있다. 뒷좌석은 없지만 대략 그 정도위치에 엔진과 변속기가 붙어있으며 무게 중심은 잘 흔들리지 않는다. (대신 엔진 정비는 본네트를 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 BMW의 3 시리즈는 앞뒤 타이어의 위치를 거의 끝에 위치시키는 것으로 안정성을 얻는다.

그러니 엔진이 크고 무거우면 출력은 좋아지더라도 차는 무거운 것을 높게 들고 있는 것처럼 불안해진다. 감속시에도 쏠리고 선회시에는 양측 타이어에 심한 부담을 주고 만다. 엔진들의 출력은 300마력도 흔해졌지만 이 엔진의 힘을 받쳐 주려면 강성이 강한 차체와 복잡한 서스펜션 그리고 이들을 제어할 전자장치들이 증가해서 결국 부드럽고 유연한 동작은 물건너 가고 만다. 차는 역기 선수처럼 힘이 세지만 체조선수처럼 유연하지는 못하다.

결론은 가벼운 엔진을 낮게 위치시키는 방법이다. 메이커들은 엔진을 알미늄으로 만들기도 하고 기울이기도 한다. 나의 차의 엔진은 45도 정도로 기울여 놓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아예 낮은 엔진들이 있다, 수평대향 엔진이다.

나가 포르세나 스바루에 호기심을 느끼는 점은 수평대향 엔진의 높이가 낮다보니 아예 낮게 위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엔진의 무게는 실망스럽게도 예상보다 가볍지는 않았다. 물론 200Kg에 육박하는 주철 블록보다는 훨씬 가볍다. 그리고 작다.

EA-71: 1,6 liter, about 80 hp, about 78 kg (건조중량)

EA-81: 1,8 liter, 100 to 110 hp, about 85 kg (건조중량)

EJ-22: 2,2 liter, 130 to 160 hp, about 120 kg (건조중량)

EJ-25: 2,5 liter, 165 to 200 hp, about 135 kg (건조중량)

중요한 점은 엔진의 무게 중심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엔진의 중심점이 낮아졌을 때의 관성력의 영향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아웃백이라는 SUV 비슷한 차의 그림인데 다른 차종들도 비슷한 그림이다. 아웃백은 얼마전 최고의 SUV 로 선정된 차종이다.




레이서들에 의하면 너무 안정해서 드리프트를 일으키는 쏠림을 만들어내기가 조금 불편할 정도라고 한다. 쏠리지 않는 레이아웃이 빠르고 편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나는 바로 구입하지는 못하겠지만 스바루 모델들이 수입되면 꼭 시승해 볼 생각이다. 임프레자 터보가 아니더라도 상관 없다. 요즘 호기심은 자꾸 증폭되고 있다. )

스바루는 얼마전 2010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모습을 보였다. 딜러인 스바루코리아는 이날 중형세단 레거시, 크로스오버 모델 아웃백, 도심형 SUV 포레스터 3개 모델의 신차발표회를 갖고 시판에 들어갔다. 스바루코리아는 주 타깃을 30~50대로 정했고 올해 레거시 400대, 아웃백 250대, 포레스터 350대 등 총 1000대 판매 목표도 밝혔다. 5월에는 서울·부산·광주 전시장을 공식 오픈하고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스바루를 잘 모르니 판매는 고전할지도 모르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상당수 있다.

발표까지 하였으니 이제는 정말로 들어오는 것인가? 시승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인가? 호기심이 많은 나는 궁금하기만 하다.

이번에 들어오는 모델은 그다지 다양하지 않다. 우선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레거시와 아웃백은 트림별로 2.5리터 4기통 엔진과 3.6리터 6기통 엔진을 장착, 각각 최대출력 172마력과 260마력의 출력을 갖고 있다. 2.5리터 모델에는 리니어트로닉(Lineartronic) 무단변속기가, 3.6리터에는 다이내믹 5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포레스터는 2.5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에 4단 자동변속기로 최고출력 172마력(ps), 최대토크 23.5㎏·m에 이른다.

다양한 안전·편의장치가 여러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됐다. 가격은 이런 이유 때문인지 예상보다 싸지는 않은 것 같다. 레거시는 3690만원(2.5)과 4190만원(3.6), 아웃백은 4290만원(2.5)과 4790만원(3.6), 그리고 포레스터는 3790만원(2.5)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승용차에 비하면 싼 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요즘 국산 중형차난 SUV의 값도 만만치 않은 상태라 가격은 호기심 넘치는 사용자들에게는 큰 장벽은 아닌것 같다. 안전성이나 튼튼한 기본에 비하면 싼 편이지도 모른다. 이제 선택은 소비자에게 달려있다. (리거시의 미국 소비자 가격은 19,995 달러부터 시작하고 임프레자는 17,495 달러부터 시작한다고 스바루의 홈페이지에 나온다. 관세 때문에 가격이 올라갔겠지만 옵션장비들을 빼고 나면 가격은 더 내려갈 여지가 있는 것 같다. )

개인적으로는 스바루 임프레자 , 그것도 고성능이 아닌 버전에 관심이 많지만 이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임프레자는 소나타나 아반테와 경합하는 기종이다. 레거시는 임프레자보다 큰 차종이다. 큰 차는 당연히 유지비가 많이 든다. 요즘은 커다란 차와 출력이 너무 큰 차는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중에 한몫을 하는 것은 올라가고 있는 기름 값이다. 기름 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행동반경을 좁힌다. 이것은 입증된 사실이다. 멀리서 출퇴근 하는 일이 부담스러운 일로 변하기 시작한다. 장거리 여행도 잘 다니지 않게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심에서 출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가깝던 지역도 멀게 느껴진다. 기름값이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게 되면 사람들의 무의식은 또 바뀔 것이다.

이제 다시 본래의 주제로 돌아가 스바루의 특이한 설계철학의 이야기로 가보자. 지난번에 적은 엔진과 변속기의 무게중심 문제는 코너링이나 가감속시에 조정성과 편안함을 증대시킨다. 엔진의 무게는 가볍고 낮게 배치되어 있다. 같은 성능의 서스펜션이라면 훨씬 유리하다.

그런데 스바루차들의 서스펜션은 다른 차들과 다른 설계를 갖고 있다. 승용차의 경우 앞쪽은 맥퍼슨 방식이 많고 간혹 위시본 타입의 서스펜션을 갖고 있다. 위시본은 일반적으로 비싼 차들에 많이 달려있다. 후륜은 예전의 트레일링암이나 세미 트레일링암 정도로 출발하여 멀티링크라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바루의 설계는 이보다는 조금 다른 구조로 4륜 모두 독립적으로 관리한다. 앞쪽은 맥퍼슨 방식이고 후륜은 위시본 구조다. 가격이 비싸지 않은 차종에도 이 방식을 적용한다. 결과는? 조정성이 아주 좋아진다. 차량이 땅에 착 달라붙어 달린다는 것은 운전성 , 제동성 , 안정성에 모두 관련이 있다. 가속도 좋아지지만 제동거리도 짧아지고 코너링도 좋아진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주제이다.

팔자가 스바루 차의 특성을 길게 나열한 이유는 생각해볼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예전에 골프에 대해 길게 적은 것과 마찬가지다. 골프는 5세대 이후 새롭고 결정적인 혁신을 만들면서 결국 폭스바겐의 등극을 이끌었다. 토요타는 혁신이라기보다는 개선에 중점을 두었다. 시간이 지나면 혁신은 언제나 개선으로 그것도 아니면 도토리 키재기 싸움으로 대체된다.

그런데 자동차광들은 언제나 완전히 새로운 차가 나타나면 광분하게 마련이다. 나는 5세대 골프GTI를 보고 얼마나 쇼크를 먹었는지 시승을 하고 또하고 해서 어떤 대리점에서는 아예 나의 시승일날 아예 키를 던져준 적도 있었다. 기름은 적당히 보충해서 오십사하고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다음에는 디젤버전 스포츠 TDI가 충격이었다. 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차라고 할 수 있었다. 레스폰스와 감성은 실망이었지만 DSG라는 미래의 변속기와 가공할 연비는 언제나 충격이었다. 그래서 타고 또 타보곤 했다. 이 차들이 별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유지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중고값이 높게 잡혀서 다시 한번 나를 좌절시키곤 했다, 떨어져야할 중고차값이 억울할 만큼 비싸고 또 비쌌던 것이다. 그래서 파사트 디젤에 관심이 있었으나 그 다음에는 자전거로 빠져 버렸고 곧 잊어벼렸다.

자전거에 빠진 시점에서도 관심을 일으킨 기종은 스바루였다. 정확히 말하면 스바루의 차종중 아주 좋아하는 차종은 없었다. (특히 수입되는 차종중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같으면 임프레자의 sti 버전을 타고 다니겠지만 요즘은 연비에도 신경을 쓰기 때문에 더 작고 일반적인 임프레자를 타고 다니고 싶다. 그리고 차의 디자인 역시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미국에서 스바루의 판매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 정작 좋아하는 것은 스바루의 차종들이 모두 공유하는 특징들이다. 개인적인 생각에 미래의 차들이 갖고 있아야할 모든 특징을 다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차라는 이상한 용어는 중요한 것이고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지만 이상하게도 메이커들이 현재 만들지 않는 차라고 보면 되겠다.

메이커들은 이익 보전을 위해서 어떤 치종들이 등장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를테면 포드의 유럽지역에서 만든 소형차들의 일부는 미국에 수출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비가 너무 좋은 몇 개의 차종들도 수입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메탄올차는 아예 금기 항목에 속한다. 농업계도 , 정부도 , 석유업계도 좋아하지 않는다.

스바루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지만 중요한 점들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나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의 차라는 것은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바루는 그런점에서 하나의 화두만을 제공했을 뿐이다.

이런 점들을 놓고 미래의 차 또는 나같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의 특징을 적어보자.

우선 튼튼하고 기능적인 바디 디자인이다. 강성도 좋아야 하고 가벼워야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폭스바겐은 용접법과 제작법 개선에 몇 년을 투자해서 차체 강성을 증가시켰고 스바루의 경우는 독자적인 링구조의 차체를 만들어서(약간 항공기같은 느낌이 나는 차체골격을 만들었다.) 내부를 보호한다. 너무 작아도 안된다. 크럼플존의 문제와 적재의 실용성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볍고 가급적 부피는 커야한다. 이런 구조는 항공기의 동체의 조건과 비슷하다. 벤츠나 BMW의 경우에는 합금이나 복합재료도 사용되고 있다. 조건은 더 복잡하다. 승객의 보호를 위해 다시 내부를 하나의 작은 새장같은 케이지처럼 만들기도 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스바루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2010년 미국 IIHS TOP SAFETY PICKS에 전차종이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더 좋은 디자인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차체가 잘 만들어지면 전후 추돌은 물론이고 측면추돌이나 전복시에도 생존률이 높아진다. 그 다음에 안전장구들이 작동한다. 튼튼한 것이 먼저이고 더 중요하다.

두 번째는 엔진이다. 엔진은 가볍고 연비가 좋아야 하는데 박서 엔진은 하나의 대안이다. 다른 엔진들보다 수평대향의 박서엔진 자체의 구조적인 특성은 유리하다 . 사이즈도 작고 무게중심도 낮다. 레스폰스마저 구조적으로 너무 좋다. (그러나 다른 탁월한 엔진들도 많기 때문에 생각해볼 여지는 많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변속기+엔진”이 무겁고 높으면 차의 무게중심은 곧 불안해진다는 점이다. 아마 많은 절충점들이 있기는 해도 미드십엔진이나 다른 지오메트리가 아닌 한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엔진의 출력은 아주 높을 필요가 없다. 이미 충분히 높기 때문이다. 차라리 효율과 응답성이 더 중요한 요소일지 모른다.

세 번째는 트랙션의 컨트롤이다. “전자+유압” 방식 변속 클러치 기술이 발달한다면 굳이 상시 4륜이 크게 무거워질 이유도 없고 새로운 절충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적당한 수준에서 빠른 가속 , 빠른 감속 , 정확한 코너링을 만들면서 연비의 큰 희생만 없으면 트랙션이 좋은 편이 승차감이나 차의 날랜 기동에 도움을 주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고개를 오르내리고 어느 정도의 악천후에도 잘 달릴 수 있으며 정확한 주행이 가능하다면 트랙션이 좋은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트랙션은 서스펜션이 땅을 잘 잡아준다는 전제조건이 성립해야 하지만 그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을 만큼 밀접한 관계가 있다. SUV나 고가의 고성능차가 아니더라도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회사는 스바루였다. 폭스바겐도 저가의 할덱스를 적용한 차를 만들었지만 전 차종에 적용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네 번째 요소인 훌륭한 디자인은 위의 세가지 요소들을 모두 빛나게 해줄 것이다.

앞의 세 번째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지 않아도 명차라고 불리는 차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두 필요한 것들이다. 예상외로 모두 만족시키지 않는 차종들이 많지만 , 기본을 만족시키는 차가 있고 더구나 비싸지도 않다면 사람들이 몰고 싶어할 이유는 충분하다. 과거의 차들이 그렇지 않았다면 , 앞으로의 차는 특별한 고성능이나 전자장치가 많이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하면서 비싸지 않은 차(사람들은 부자가 아닌 사람이 더 많다.)가 더 바람직해 보인다.

스바루는 나에게 이런 요소들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래서 나는 스바루 비슷한 차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고성능차가 아니라 기본에 우직하게 충실한 차를 생각할 좋은 기회였다.

시승전에 차를 리트트에서 보다.

요즘은 시승을 예전만큼 하지는 않고 있다. 우선 슬프게도 새로운 차가 별로 없다. 차들은 대부분 있는 차들의 변형이나 업그레이드 정도다. 최근에 시승을 생각하고 있는 모델은 시빅과 스바루의 포레스터 정도다. 혼다는 자전거로 지나다니는 경기고등학교 입구쪽에 매장과 정비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집근처에 스바루의 매장이 있는 것도 몰랐다. 강남쪽의 매장은 강남구청근처에 있다. 하지만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시승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것은 자동차 매니아의 호기심과 확인이라는 의무다. 예전보다는 무심하게 산다.

사실 스바루 수입업체 홈페이지가 부실해서 매장의 위치는 얼마 전까지 홈페이지에 나오지도 않았다. 영동대교를 건너오면 경기고등학교 조금 못미친 곳에 스바루의 정비 공장이 자그맣게 있다. 지나가다가 들러서 차를 고치는 것을 보고 정비사랑 이야기를 먼저 나누고 그 다음에 매장을 가보게 되었으니 묘한 첫 방문이다. 그래서 매장에 전시된 차가 아니라 정비된 차와 기존의 직수입된 구형 스바루를 구경하는 것으로 시작하게 된것이다.

호기심이 일어나서 몇가지를 물어보았다.

-스바루의 부품과 정비공임은? (차는 언젠가는 망가지게 되어있다.)

비교적 저렴하다고 하는 닛산보다 더 저렴하다고 알고 있다. (닛산은 잘 모르지만 비싼 것은 아닌것 같다고 판단했다.)

- 내구성은 어떤가? (차를 오래 타는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

과거에 수입된 차들이 큰 문제 없이 다니고 있다. 누유나 부식도 별로 심하지 않았다.

(이점은 참 좋은 점이다.)

- 정비성은 ?

보다시피 엔진룸안이 훤히 보이고 손이 잘 들어가지 않는가?

(분명히 그랬다.)

- 터보 버전은 더 골치 아픈가?(예전에 아주 복잡하게 튜닝한 임프레자가 떠올라서 )

터보는 엔진의 상부에 간단하게 붙는다. 하지만 이번에 수입되는 차종들은 모두 자연흡기다.

-엔진이 수평대향이면 타이밍벨트가 2개인가?

당연히 그렇다. (당연히 그런 것은 맞다. 헤드가 2개니까 캠벨트도 2개다.)

그래서 엔진의 위아래를 여기저기 보면서 리프터 밑은 기웃거리며 기술적인 질문을 했다. 아무튼 묘한 구경이었다. 손수 엔진을 오버홀해서 타고 다니는 매니아는 별로 없을 거라고 농담도 하면서. 완차라기 보다는 리프터에 올라간 차를 먼저 보았으니 순서가 뒤바뀌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솔직한 경험을 더 좋아한다. 어떤 차종의 공장은 고객의 출입이 금지된 곳도 있다.

디카로 사진을 몇장 찍은 다음 시간을 내어 시승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진은 정말 기묘한 위치에 그러나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게 배치되어 있었다. 아마 임프레자(아반떼)급으로 수동의 자연흡기 모델이 있었으면 지금 벌써 비자금을 모으기 시작했을 것 같다. 미국에서 임프레자는 아반떼의 경합 모델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이천만원대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상시 4륜에 수평대향 엔진이다. 고출력의 sti 나 wrx 모델보다 요즘은 이런 차종들이 더 끌린다. 혼다의 시빅도 일반적인 시빅을 몰아볼 예정인데 저렴한데도 아직은 별다른 반향은 없다. 캠리는 잠깐 타보았다. 나중에 시간을 내야 한다.

여러 매체에서 스바루 차량들의 시승기가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익숙해지려면 몇 년은 걸릴 것 같다. 사람들이 장점을 발견하다면 차량의 인기는 상승할 것이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맛깔스럽게 차를 꼭 타보고 싶은 시승기를 쓰는 재주를 갖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 칙칙한 시승기를 쓰고 큰 기대가 될 만한 무엇을 남기지도 않는다. 겁이 많아서 차를 처음에는 한계까지 몰지도 않는다. 타이어의 접지력같은 것을 파악하는 신비로운 재주도 없다. (하지만 전혀 다른 시승기를 쓴다는 것은 분명했다.)

아무튼 시간이 문제다. 시간을 만들어야 몇 종류의 차를 차분하게 몰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타보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요즘은 타깃이 너무 많고 시간은 여기저기 필요한 곳이 너무 많다. 차라리 안달하던 시절이 더 재미있었다고 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나는 몇년전 시간의 경제학이라는 컬럼을 다른 매체에 연재한 적이 있다. 시간의 경제학은 많은 소비활동과 문화활동이 사람들에게 “너의 시간과 관심을 다오”라고 외치면서 경쟁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역시 칙칙한 문체로 적었던 연재였다.

신세한탄이기도 했다. 컴퓨터 , 책읽기, 음반 ,오디오, 디카 , 자동차 그리고 요즘은 자전거까지 사실은 많은 시간을 퍼주어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구입이나 대여에도 돈이 들지만 문제는 그 다음에 시간이 들어간다.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또 시간이 들어간다. 음반같은 경우는 아주 심하다. 아주 많이 듣는 음반이 있다면 그것은 시간을 많이 들인 음반이다. 그러나 이런 기묘한 소비나 투자가 없으면? 이런 경제학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되묻는 질문이기도 했다. (사실 무슨 내용을 썼었나 예전의 글을 다시 읽고 싶어지곤 한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아주 애매한 지점에서 밸런스나 타협이 이루어지곤 한다. 못하는 일도 많다. 자동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밸런스를 뒤집는 것은 열정이 높아지는 마법적인 한 때 뿐이다. 지름신을 만나기도 한다. 주제들은 이 순간에도 사람들의 시간과 관심을 놓고 서로 다툰다.

모차르트가 현대에 태어났다면 자신의 곡을 연주한 음반들의 백분의 일도 다 듣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모차르트는 작곡을 하고 있는 편이 생산적일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빼앗고 관심을 끌려는 광고의 폭격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정도도 아니고 그냥 홀려서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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