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1 12:03

펌)비만에 시달리는 지구인

식품회사의 업무는 사람들을 많이 먹게 하는 것이다.

비만이 가난의 상징 같은 것이 된거는 역사상 처음일 거다.

르몽드 디쁠로마틱에서 퍼옴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1932


비만에 시달리는 지구인
[48호] 2012년 09월 12일 (수) 16:38:38브누아 브레빌  info@ilemonde.com
  
 

식품업계가 흔히 퍼뜨리는 편견이 있다. 비만은 자신의 욕구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걸리는 것이니, 자신의 상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같은 주장은 세계화되고 있는 비만 현상의 원인을 감추는 것이다. 비만의 실오라기를 하나 잡아당기면 이른바 선진사회의 삶 방식에서 모든 실타래가 풀린다.

1985년, 포레스트 데이비스는 용접공 일을 그만두고 '대형 관(棺)' 전문회사 골리앗 카스켓(Goliath Casket)을 창설할 때만 해도, 회사가 이렇게 잘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인구비만율이 채 15%도 안 되는 미국의 대형 관 시장은 걸음마 단계였다. 이후 미국인의 허리둘레는 부쩍 늘었다. 그 덕분에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연간 대형 관(일반 관의 3배 크기)을 1개밖에 판매하지 못하던 동부 인디애나의 작은 가족 회사에서 판매량이 매월 5개로 증가했다. (중략) 황금으로 도금한 손잡이에 내부를 쿠션으로 채운 다양한 색상의 '사치스러운 관'까지 등장했다. 현재 미국 성인 인구의 3분의 1이 과체중이다. 또 다른 3분의 1은 비만에 시달리고 있어, 미국은 세계 최대의 뚱보 나라 중 하나다.(1)

시장도 이런 새로운 체형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같은 현상에 적응하며 '거인'들을 겨냥한 특별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경기장과 연극관용 대형 소파와 뼈대를 강화시킨 들것, 킹사이즈 매트리스, 그리고 뚱뚱한 독신들을 위한 만남 사이트들도 등장했다.

이를 틈타 기업들은 이른바 살 빼는 약에서부터 군대식 다이어트 캠프(비만캠프), 1만 달러짜리 외과 시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만 퇴치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챙기고 있을 것이다. 비만이나 비만현상을 분석하며 이에 대한 기적의 처방을 소개하는 책들이 봇물을 이루자, <뉴욕타임스>는 별도의 난을 만들어 이런 책들의 판매 순위를 알리고 있다. 한편 미국인들의 체중 증가 원인은, 이들 삶의 패턴이 칼로리 섭취량은 늘고 소비량은 줄어드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라이프스타일은 소비와 기술의 발전을 숭배하고 있어 육체적 비활동을 장려한다. 즉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리모컨, 자동 스프링클러, 진공청소기, 세탁기, 세탁건조기, 전동 오프너와 나이프 등이 육체적 활동을 저해한다. 에릭 A. 핑켈슈타인과 로리 주커먼은(2) "이같은 발명품들로 인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칼로리(kcal) 양이 줄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세탁기로 옷을 빠는 대신 손빨래를 하면 45kcal를 절약한다"고 했다. 기술 진보가 가져다준 해악일까? 미국인은 특정 가사 부담에서 해방되며 시간적 여유가 생겼지만 그 시간을 여가활동을 하는 데 쓰기보다는 주로 TV 시청이나 운전대를 잡는 데 썼다.

도시 삶의 형태는 자동차를 이용하도록 부추기는 면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간, 도시 주민들은 도심의 집값이 상승하자 도시 변두리로 대거 이주했다. 이로 인해 교외 지역이 문어발식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끝없이 펼쳐진 빌라, 미흡한 보도시설(때론 보도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다), 단조로운 거리 풍경, 잘못 표기된 횡단보도 등 보행자들에겐 교외 지역이 악몽이었다. 대도시를 제외하곤 개발에 걸맞은 대중교통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데다 한층 멀어진 거리 때문에, 주민들은 일상적으로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1960년대 이후 교외에서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인구수는 3배, 자동차 주행거리는 3~5배 증가했다.(3) 미국인은 주당 10시간 이상을 자동차 안에서 보낸다. 이런 비활동시간이 체중을 증가시킨다. 애틀랜타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1시간씩 운전하면 비만일 확률이 6% 높아지고, 매일 반마일씩 걸으면 그 확률이 대략 5%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4) 그러므로 미국에서 가장 드문드문 건설된 25개 주택 단지(즉, 자동차로 이동하는 거리가 가장 긴)에 거주하는 주민의 체중이, 또 다른 25개 주택 단지나 최대 주택 밀집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체중보다 6파운드(2.7kg) 더 나간다고 해서 놀랄 일도 아니다.(5)

하지만 미국인이 주당 40시간씩 스크린(텔레비전, 컴퓨터, 비디오게임 등) 앞에서 보낸다는 것을 감안하면, 운전하는 시간 때문에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가당치않은 말이다.(6) 아침부터 저녁까지 켜져 있는 TV는 미국 가정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래서 미국 일반 가정의 TV 보유 대수는 가족 수보다 더 많다(2.9 대 2.57). 예컨대 TV가 덜 움직이고 많이 먹게 하는 징검다리 구실을 하고 있다.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삶이 TV 애청자들을 군것질로 내몰고, 봇물을 이루는 TV 광고가 이들(특히 청소년층)의 식습관을 과식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푸드 시장은, 우리 몸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우리에게 먹일 수 있다는 진단을 제기했다. 물론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만한 명확한 근거는 없다. 하지만 불필요한 유행 셔츠나 최신형 휴대전화도 구입하는데, 자신의 의지에 따라 건강을 담보로 신체기관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많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예컨대, 사람의 신진대사는 음식을 인구성장과 연동시켜 서서히 성장하는 시장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1970년 하루 권장량 2200kcal를 섭취하던 미국인이, 40년이 지난 지금 2700kcal를 섭취하고 있다.

국민 비만을 조장하는 미국의 임금정책

농산물 가공 산업은 수익을 늘리기 위해 자연적인 인구성장의 틀을 깼다. 이들은 상점에 수많은 신상품들을 채워 신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끝없이 자극했다. 1990년~2000년대 말, 슈퍼마켓 진열장에 등장한 신상품은 11만6천 개를 웃돌았다. 이런 '공급의 다양화' 때문에 건축가의 창의력이 요구되는 곳이 미국 식료품 가게의 음료 진열대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강장음료, 포도 향이나 산딸기 향이 첨가된 음료, 6개들이 세트를 얼음 팩에 담아 팔거나 '레게의 전설' 밥 말리의 이미지를 부착해 판매하는 캔음료가 진열되어 있다. 온갖 맛을 내는 탄산음료와 체리·레몬(녹색이나 노란색)·바닐라 맛을 내거나, 설탕과 카페인이 첨가되어 있지 않은 이른바 코카콜라의 변형 음료, 반투명 주스, 과즙을 첨가하거나 뺀 주스, 무공해 주스, '과일에서 추출한' 주스 등으로 진열대가 채워져 있다. 이런 전략은 대박 효과를 냈다. 1970년 미국인의 1인당 연간 탄산음료 소비량은 85ℓ였다. 그 후 1980년엔 135ℓ로, 그리고 현재는 178ℓ로 증가했다.

포장·보존·유통 방식이 고도화된 덕분에 가공식품, 특히 고칼로리 가공식품 가격이 중요한 영양소(미네랄, 비타민 등)가 함유된 신선한 농산물 가격보다 쌌다. 이를테면 1달러로 감자칩을 사 먹으면 당근을 사 먹는 것보다 더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만약 모든 미국인이 정부의 '식이요법 충고'에 따라 칼륨·비타민D·칼슘의 섭취량을 늘리고, 가공식품에 설탕과 소금이 든 불포화지방의 섭취를 줄인다면, 미국인은 연간 1인당 400달러를 더 지출해야 한다.(7)

미국의 임금정책이 빈곤층을 비만으로 내몰고 있다. 빈곤층의 가계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이들은 주로 칼로리는 높고 영양소는 적은 식품을 소비하고 있어 가장 먼저 비만의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2011년 7월 7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연간 소득이 1만5천 달러 미만인 성인 중 3분의 1이 비만에 시달리는 데 반해, 연간 소득이 5만 달러 이상인 성인의 비만율은 24.6%에 그쳤다. 따라서 라틴계나 아프리카계 등의 소수민족 비중이 큰 미국의 최대 취약 주- 앨라배마, 테네시, 텍사스, 켄터키, 루이지애나 등- 에서 과체중과 비만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발견된다.

상품 가격의 하락은 단지 빈곤층과 식품 간의 관계만 역전(결핍에서 과다섭취로)시킨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의 상황까지 뒤흔들어놨다. 이제 가격에서 식품 자체가 차지하는 부분은 미비한 반면, 포장 및 홍보 그리고 콘셉트 비용이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다 보니 같은 크기의 용기에 대용량을 담아 판매할 때 이득이 컸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321g들이 땅콩과 캐러멜 초콜릿바 1봉지를 3.58달러에 판매하는 데 반해, 1100g들이는 8.98달러에 판매한다. 3배 밑도는 가격에 4배 가까운 용량을 담아 파는 것이다. 대부분의 고객, 특히 극빈층은 가격 혜택을 누리기 위해 후자를 선택한다. 거의 모든 상품에 이런 마케팅이 사용되어 우유는 리터보다는 갤런으로, 감자칩은 패밀리용으로 포장된 상품을, 체다 치즈는 진공 포장된 500g짜리를 구입하는 것이 항상 유리하다.

패스트푸드의 '슈퍼 사이즈' 전략

사람들이 경제 논리가 생태적 정언 명령(환경보호)과 공조하는 것이니 희소식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럴 수 있으나, 영양학자 매리언 네슬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뭔가는, 우리 앞에 음식이 많이 놓여 있을수록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이 먹게 만든다"며 반박했다.(8) 바바라 롤스 펜실베이니아대학 교수도 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입증했다. 그는 평소 자신의 몸매에 관심이 많은 날씬한 젊은이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그들에게 매일 서로 다른 용량의 치즈 마카로니를 제공한 후, 하루 섭취량을 쟀다. 그들은 치즈 마카로니 450g을 제공하면 280g을, 700g을 제공하면 425g을 먹어치움으로써 전날 저녁 자신들이 먹고 흡족해했던 용량의 절반 이상(143g)을 더 먹어치웠다. 또한 대·소형 팝콘을 가지고 영화관에서 진행한 실험, 직원들의 눈에 띄는 곳에 케이크를 놓고 직원들의 먹성을 실험한 사무실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인간 심리에 정통한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슈퍼 사이즈' 전략을 세웠다. 고객은 몇 달러(하지만 효과 만점인)만 더 내면 '사이즈 업'한 메뉴와 음료, 고기 한 점이 더 들어간 햄버거, 감자튀김을 더블 사이즈로 먹을 수 있다. 모든 식당이 소비자들의 새로운 기대 심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이 제공하는 음식량을 따라가며, 식당의 '표준' 사이즈도 덩달아 커졌다. 40년 전만 해도, 맥도널드는 오직 0.2ℓ들이 단일 사이즈 음료만 팔았다. 하지만 현재는 가장 작은 사이즈가 0.35ℓ, 가장 큰 사이즈는 1ℓ에 달한다. 당시 판매되던 성인용 햄버거는 이제 어린이용으로 제공되고 있고, 성인들은 그것을 간식으로 먹는다. 슈퍼마켓보다 패스트푸드가 5배 더 많은 나라에서, 이런 변화는 응당 비만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구나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계속해서 상기시킨다.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과 청소년들이 광고 시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오랜 기간 음식 소비는 절대적으로 부모들의 소관이었다. 대부분 부모의 구매력 증가와, 자녀의 욕망에 대한 부모의 시각 변화는 어린이들을 완전한 소비자로 만들었다. 전 텍사스 농업기술대학의 교수이자 '어린이 마케팅의 교황'으로 불리는 제임스 맥닐은 <뉴욕타임스>(2011년 4월 20일)에서 "어린이들이, 그 주변인들이 한 해 구입하는 식품과 음료의 8% 이상을 좌지우지하며, 이를 액수로 환산하면 1천만 달러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래서 광고는 어린이들의 비위에 맞추기 위해 애쓴다. 미국 어린이는 한 해 평균 2만5천 건의 광고에 노출되고, 이 중 5천 건이 식품 광고다.(9) 청소년의 관심을 끌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광고들은 제품과 청소년 간에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목적으로 주로 청소년에게 친숙한 인물을 광고에 기용한다.(10) 따라서 미국 애니메이션 <스펀지 밥>은 크래프트 치즈 마카로니를 비롯해 브라이어즈 아이스크림, 허시 초콜릿바 등의 광고를 하고 있다. 그래도 '광고의 천재'들은, 3살 미만 어린이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피부색의 스타 정령들이 출연하는 '텔레토비'까지 이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소비자 단체들이 이 광고 기법을 비난하자, 다국적 농수산물 기업들은 새로운 미디어를 공략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온라인상에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자 퀴즈를 제공한다. 이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이런 광고는 규제도 힘들다. 그 어떤 법도 어린이가 페이스북에서 로널드 맥도널드와 '친구'가 되거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귀여운 꿀벌 캐릭터 게임 사이트(honeydefender.com)에서 수시간씩 머물며 꿀을 딴다고 해서 막을 수는 없다. 또 맥도널드가 운영하는 맥월드 닷컴(McWorld.com)에서 어린이들이 '스펀지 밥'과 그림 그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식품업계의 공격적 관행 앞에서 정부는 오랫동안 뒷짐만 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2011년, 정크푸드 시장은 거대 공룡이 됐다. <파이낸셜 타임스>(2012년 6월 9~10일)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피자와 패스트푸드의 세계 총매출액이 7060억 달러에 달하며, 유명 브랜드들은 자사 이익을 위해 광고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 관행에 서서히 고삐가 조이고 있다. 비만율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들(우울증, 차별, 건강 위험, 생산성 손실 등)이 사회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 해 비만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20만 명에 달해- 흡연으로 사망하는 인구(40만 명 이상)보다는 적지만, 알코올이나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인구보단 훨씬 많아- 비만은 '피할 수 있는 사망' 원인 중 2위에 올라 있다. 비만 관련 질병들(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고혈압, 동맥경화, 폐색전증, 콜레스테롤, 암 등)로 인해 매년 발생하는 추가 의료비가 1470억 달러(대략 총의료비의 10%에 달한다)에 이른다. 이 중 618억 달러를 미국 의료 협회, 메디케어&메디케이드가 직접 부담하고 있다.(11)

"적당히 살찐 모습은 성공의 표시"

최근 연방정부는 청소년 체육활동 활성화, 제품의 영양가를 보장하는 라벨 제작, 학교 안에 탄산음료 반입 금지 등 비만 예방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지역, 주, 시로 갈수록 엄격한 법률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0년부터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메인·오리건·뉴저지 주(州) 등은 패스트푸드점에 제품의 칼로리 표기를 의무화했다. 지난 5월 뉴욕시는 식당, 영화관, 경기장 내에서 설탕 든 슈퍼사이즈 청량음료는 판매를 금지시켰다.

2010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미래 수익과 물 부족, 세계경제 위기, 그리고 기후변화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0가지 조항이 담긴 미국 법률을 가장 잘 지키지 않는 기업은 코카콜라사로 밝혀졌다. 그래서 다국적기업은 자신들의 장래를 위해 미국보다 (음료 시장의) 포화상태가 덜하고, 특히 통제가 덜한 새로운 시장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때 비만은 서양과 페르시아만 국가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이젠 모든 신흥국가를 덮치고 있다. 개인의 체중이 마치 국내총생산(GDP)의 성장과 연동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성인비만율이 30%에 달하는 멕시코는 남아프리카공화국(18.1%)과 브라질(13.9%)의 성인비만율을 앞지르며 불량학생의 표본이 되고 있다. 물론 인도와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발전은 도시화, 기계화, 식품의 산업화, 대형 유통기업을 등장시켰다. 경제발전이 미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았는데, 인도·중국인들도 점차 미국 체제에 적응했다. 예를 들어 인도 전체 인구 중 도시민이 채 30년도 안 돼 23%에서 31%로 증가했다. 예전엔 농촌에 거주하던 수천만 명의 인도 육체노동자들이 그 지역에서 나는 식품으로 그럭저럭 끼니를 때웠지만, 이젠 이들이 점차 대량 소비에 맛들이고 있다. 자동차, TV, 세탁기가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생활을 확산시키고 있다. 냉장고, 슈퍼마켓, 가공식품, 포장식품, 냉동식품 등 주로 수입품이 대도시를 점령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계의 매출이 매년 270만 달러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15년 전 라틴아메리카에서 그랬듯, 인도의 모든 식품 구매가 대형 할인마켓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이 1990년 15%에서 2000년 60%까지 치솟았다.(12)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신흥국에서 미국과 유럽의 전략과 제조법을 지속적으로 썼다. 이들은 단지 소스만 현지 취향에 맞췄다. 예를 들어, 인도 시장을 공략할 땐 광고 등장인물을 할리우드나 농구 스타에서 볼리우드(인도의 뭄바이를 중심으로 하는 힌디어 영화 산업을 일컫는 말) 스타나 크리켓 선수들로 교체했다. 힌두교도가 80%를 웃도는 국가라 맥도널드의 유명 햄버거 '빅맥'에 대한 반응이 시큰둥하자, 맥도널드는 인도인의 입맛에 맞춘 마하라자 치킨버거를 출시했다. 도미노피자는 페페로니와 스테이크 피자를 없애고, 대신 파프리카와 양고기 피자를 출시했다. 현지 패스트푸드 체인점들(Moti Mahal, Nahus Sweets, Sagar Ratna 등)은 연간 25~30%(13)의 신장세를 보이는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거대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매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1년 켄터키프라이드치킨, 타코벨, 피자헛을 보유한 미국의 세계적 패스트푸드 외식업체 얌브랜드(Yum Brands)는, 2015년 전까지 인도에 지점을 1천 개 더 오픈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중국에 대한 투자에 비하면 하찮다. 향후 중국에 2만 개 지점을 열 계획이기 때문이다.

인도와 중국의 비만 인구는 아직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과체중 인구가 증가해 비만율이 벌써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인도 성인의 15%가 비만이며, 특히 여성 비만율이 더 높다. 일부 대도시(첸나이, 자이푸르, 델리, 뭄바이, 콜카타)에선 비만율이 30%, 심지어 40%에 달한다.(14) 중국에선 개인 병원들이 미국 다이어트 캠프를 본뜬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고가로 운영하고 있다. 이 병원들을 찾는 성인 고객 중 30%가 과체중이며, 이 중 12%는 비만 판정을 받고 있다.(15) 중국에선 한 해 600만~1천만 명이 비만에 걸리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비만 예방 프로그램은 아직 없다. 복지부에 근무하는 전문 영양학자 첸 추밍은 "사람들에게 햄버거나 고칼로리 음식을 먹지 말라고 당부하면, 그들은 '이젠 나도 돈이 있으니 내가 원하는 것은 뭐든 먹겠다'고 한다"며 자신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16)

일부 국가의 서민들은 빈부 차이와 농촌과 도시 간 간극 때문에 영양 섭취하는 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시골에선 음식이 귀하고 비싸서 농민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데 반해, 식품산업이 넘치는 도시에선 중산층들이 외출·오락·소비를 즐기며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니제르에선 도시 주민의 30%가 과체중인 데 반해, 시골 주민의 20%는 영향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나미비아공화국 대 인도는 각각 40% 대 18%, 25% 대 50%로 나타났다. 서방국가 대부분에서 실패했던 논리가 신흥국가에선 통한 것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뚱보가 되고 가난한 자들은 메말라갔다. 첸나이에서는 과체중이 거의 성공의 상징이 돼버렸다. 이 도시의 패스트푸드점은 한때 자사 상품 광고에, '당신은 비만이십니까? 축하합니다!'란 광고문구를 썼다. 거의 2명당 1명꼴로 에이즈, '피골이 상접하는 질병'에 감염되고 있는 일부 아프리카 마을에서 과체중은 심지어 개인의 양호한 건강 상태를 증명해주는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비만과 영양실조는 도시와 농촌 사이를 갈라놓을 수도 없고, 부자와 빈곤층 사이도 갈라놓을 수 없다. 비만과 영양실조가 같은 사회집단, 같은 지역, 같은 집안 내에 공존하기 때문이다.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이나 페루의 농민, 브라질 빈민가나 말리와 세네갈의 일부 대도시 주민들의 경우가 좋은 예다.

이런 공존은 세대 간 식이요법의 차이와 단절에서 비롯된다. 유년 시절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사람은 신진대사가 바뀌어 지방을 축척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이런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한다면, 여전히 철분이나 비타민이 결핍되어 급히 살이 찌게 된다. 또 이들의 자녀는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키도 작고 빈혈에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이집트는 구루병 걸린 아이들의 12%가 비만인 어머니를 두고 있다.(17)

세계적 차원에서 볼 때, 과체중 인구(대략 15억 명에 달하며, 이 중 5억 명은 비만이다)는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인구(대략 10억 명)를 웃돌고 있다.(18) 유럽과 미국이 비만 퇴치에 나선 가운데, 많은 국가들이 아직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가 '30가지 재앙 목록'을 담은 법안을 발표하자, 코카콜라사는 벌써 "비만과 여타 의학적인 문제들이 일부 자사 제품의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글/브누와 브레빌 Benoît Bréville 작가.

번역/조은섭 chosub@ilemonde.com

(1) 세계보건기구(WHO)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25kg/㎡ 미만이면 과체중으로, 30kg/㎡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한다.
(2) Eric A. Finkelstein, Laurie Zuckerman, <The Fattening of America. How the Economy Makes Us Fat, If It Matters, and What to Do About It>, John Wiley & Sons, Hoboken (New Jersey), 2008.
(3) Amanda Spake, <Building Illness>, U.S. News & World Report, 2005년 6월 20일.
(4) Lawrence D. Frank, Martin A. Andersen, Thomas L. Schmid, <Obesity relationships with community design, physical activity and time spent in car>, 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2004.
(5) Reid Ewing et al., <Relationship between urban sprawl and physical activity, obesity and morbity>, American Journal of Health Promotion, 2003년 9월.
(6) State of the Media, <Consumer Usage Report 2011>, Nielsen Media Research, 2012.
(7) Marion Nestle, <Does it really cost more to buy healthy food?>, www.foodpolitics.com, 2011년 8월 5일. 
(8) Amanda Spake, <A fat nation>, U.S. News & World Report, 2002년 8월 19일. 
(9) <Children’s Exposure to TV Advertising in 1977 and 2004>, Federal Trade Commission, 2007년 6월 1일. 
(10) 폴 모레라, ‘광고 때문에 병드는 아이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995년 9월호.
(11) <Fas in Fat, How obesity Threatens America’s Future 2010>, Trust for America’s Health/Robert Wood Johnson Foundation, 2010년 6월. 
(12) Barry Popkind, <The World is Fat: The Fads, Trends, Policies and Products That are Fattening the Human Race>, Avery, New York, 2009.
(13) Jason Overdorf, <India, the next Fast Food Nation?>, Global Public Square, CNN.com Blogs, 2011년 10월 25일. 
(14) Sanjay Kalra, AG Unnikrishnan, <Obesity in India, The weight of the nation>, Journal of Medical Nutrition & Nutraceuticals, vol.1, n°1, 2012. 
(15) <30 percent of Chinese adults overweighted>, People’s Daily Online, 2012년 3월 22일. 
(16) Calum McLeod, ‘China wrestles with growing obesity’, <USA Today>, 2008년 12월 20일. 
(17) ‘Arab diets, feast and famine’, <The Economist>, 2012년 3월 3일. 
(18) Boyd A. Swinburn et al., ‘The global obesity pandemic, shaped global drivers and local environments’, <The Lancet>, vol.378, n°9793, 2011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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